“이재명 측근 3인-대장동 일당, 특혜 주고 뒷돈 받으며 10년 유착”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2일 03시 00분


[이재명 측근 수사]
檢 ‘정진상 영장-김용 공소장’에 ‘이재명’ 이름 총 159차례 등장
민간업자 원하는 대로 개발 대가… 선거자금 받고 ‘700억 뇌물’ 약속”

대장동 전경.
대장동 전경.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수감 중)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영장 및 공소장에는 이재명 대표 ‘측근 3인방’이 10년 동안 유착된 ‘대장동 일당’에게 특혜를 주고 돈을 챙긴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재명’이라는 단어는 정 실장 영장에 102회, 김 부원장 공소장에 57회 등 총 159회 등장한다.
○ 성남도개공 설립으로 유착 시작
11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공소장과 압수수색영장에 따르면 대장동 일당과 이 대표 측근 3인방 간의 유착 관계가 시작된 건 2012년 2월부터라고 한다. 남욱 변호사는 2011년부터 ‘분당의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민간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대장동 토지 80%가량을 매입하는 등 일명 ‘지주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남 변호사는 2012년 2월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을 통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사장 직무대리를 소개받았는데,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공약 중 하나인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추진을 맡게 된 유 전 직무대리는 남 변호사에게 공사 설립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결국 2013년 2월 최 전 의장은 위법 논란을 무릅쓰며 거수투표를 통해 공사 설립안을 통과시켰고, 유 전 직무대리는 공사 기획본부장이 됐다. 이후 유 전 직무대리는 “대장동 사업은 너희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고 약속하며 같은 해 4월부터 8월까지 남 변호사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등으로부터 3억52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위례사업 공모 이틀 전 낙점…선거자금 받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 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 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대장동 일당과 이 대표 측근들은 2013년 9월 공사 출범을 전후해 대장동에 앞서 위례신도시 사업에서 ‘민관합동 개발방식’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유 전 직무대리는 이에 앞서 남 변호사에게 “이재명 시장과 정진상 실장이 ‘민간업자 뜻대로 위례신도시 개발 추진해주겠다’고 말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공사 직원들과 함께 사업공모서를 작성하는 등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사업자 공모 이틀 전인 2013년 10월 29일 이 대표가 남 변호사 등이 참여한 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위례신도시 사업의 민간사업자로 낙점했다고 정 실장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했다. 결국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그해 12월 3일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무렵 유 전 직무대리는 남 변호사에게 “부동산 개발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 시장의 재선이 중요하다”며 선거 지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남 변호사는 2014년 4월 위례신도시 사업 시공사인 호반건설에서 조성한 비자금 4억 원을 분양대행업체 A사를 통해 건네받은 뒤 화천대유자산관리 김만배 씨를 거쳐 유 전 직무대리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가 이 돈 중 1억 원을 김 부원장에게, 5000만 원을 정 실장에게 보낸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이 대표 재선 직후인 2014년 6월 정진상-김용-유동규-김만배 등 4명이 의형제를 맺기로 했다는 내용도 김 부원장 공소장에 적시했다.
○ 4000억 원대 대장동 수익 몰아주고 700억 원 뇌물
검찰 관계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실장 사무실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품이 담긴 박스를 들고 나오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검찰 관계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실장 사무실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품이 담긴 박스를 들고 나오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후 대장동 사업이 본격화되자 유 전 직무대리는 2015년 대장동 일당의 요구대로 작성된 공모지침서와 사업협약 등을 이 대표에게 보고한 뒤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일방적으로 민간사업자에 유리한 사업협약을 통해 화천대유는 현재까지 배당수익으로만 4040억 원을 거둬들였다.

대신 김 씨는 2015년 정 실장에게 “너네 지분이 30%가 되니 필요할 때 쓰라”고 말했고 측근 3인방 몫의 지분은 최종적으로 24.5%인 700억 원으로 책정됐다고 한다. 이후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준비가 본격화된 2020년 10월부터 정 실장 등은 김 씨에게 20억 원을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김 씨는 차일피일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2021년 2월 김 부원장은 유 전 직무대리와 협의해 남 변호사로부터 돈을 받기로 하고 같은 해 4∼8월 6억 원을 받았다는 게 검찰이 파악한 내용이다. 하지만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은 일체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다음 주 중 정 실장을 불러 1억4000만 원 수수 혐의와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정 실장 신병처리가 끝나는 대로 검찰은 이 대표의 배임 등 혐의에 대해서도 본격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측근#대장동 일당#뒷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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