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내년도 예산안과 세제개편안에 합의하면서 내년부터 전국의 모든 2주택자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중과세율(1.2∼6.0%) 대신에 일반세율(0.5∼2.7%)을 적용받게 됐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최고세율도 기존 6%에서 5%로 낮아진다.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이 각각 12억 원, 9억 원으로 올라 종부세 대상자가 내년에는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로 종부세 체계는 2019년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를 겨냥해 현행 중과 제도를 신설한 지 3년 만에 큰 전환점을 맞게 됐다.
내년부터는 월세 세액공제를 확대해 서민과 중산층의 부담을 덜기로 했다. 중견기업의 원활한 가업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하는 중견기업 범위를 현행 매출액 4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확대한다.
○ 전국 모든 2주택자 종부세 중과 안 해
여야는 22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세제개편안에 대해 이같이 합의했다. 종부세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2주택자까지 일반세율을 적용해 기존 중과세를 폐지하기로 했다. 현재 부동산 규제지역인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을 보유하면 중과세를 적용하지만 내년부터는 일반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현재 조정대상지역은 서울 전 지역과 경기 과천시, 성남시 분당·수정구, 하남시, 광명시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게도 주택 합산 가액이 과세표준 12억 원(공시가격 약 24억 원)을 넘지 않으면 중과하지 않고 일반세율을 적용한다. 지방 저가 주택을 여러 채 가지고 있거나, 상속을 받아 다주택자가 된 경우를 고려해 서민, 중산층의 세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다.
다주택자에게 적용하는 종부세 최고세율은 5%로 기존 최고세율에서 1%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과세표준 12억∼25억 원 구간에 적용되던 다주택자 세율도 최고 3.6%에서 2.0%로 1.6%포인트 낮아진다. 이는 당초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중과세율을 완전히 폐지하는 정부안과 “중과세율 완전 폐지는 어렵다”는 야당의 의견을 절충한 것이다.
종부세 기본공제 금액은 1주택자는 현행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다주택자는 현행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인상한다. 따라서 부부 공동명의자의 기본공제 금액은 현행 12억 원에서 18억 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이번 공제액 조정으로 올해 122만 명이었던 종부세 대상자가 내년에는 절반 수준인 66만 명 선으로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밖에도 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는 일반세율을 적용받는 데다 공제금액이 9억 원으로 올라 이번 종부세 개편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가업상속공제 대상 늘리고, 월세 세액공제 확대
가업상속공제와 관련해선 적용 대상인 중견기업 매출액 기준을 50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공제한도는 최대 600억 원이며 업력에 따라 차등을 뒀다. 업력 10∼20년 기업은 300억 원, 20∼30년은 400억 원, 30년 이상은 600억 원이다. 당초 공제한도 1000억 원이었던 정부안보다는 축소된 것이다.
한국의 상속·증여세 부담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의 상속·증여세 최고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다. 높은 상속·증여세율로 인해 지난해 76만2000개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가업상속제도를 이용하는 건수는 110건에 불과했다. 반면 일본은 2020년 기준 2918건, 독일은 2017년 기준 2만8482건에 이른다.
월세 지출액을 소득세에서 감면해주는 월세 세액공제는 공제액이 더 늘어난다. 연간 총급여가 5500만 원 이하인 경우 공제 비율을 12%에서 17%로, 총 급여 5500만∼7000만 원 이하는 10%에서 15%로 세액공제율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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