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하더니 검은 연기 치솟아”…초교·민가 사이 전투기 추락 ‘아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6일 19시 19분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초등학교와 마을 사이 논 한복판에 갑자기 굉음과 함께 불기둥과 검은 연기가 치솟았습니다.”

26일 오전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에 대응하기 위해 출격한 공군 전투기 KA-1 한 대가 강원 횡성군 횡성읍 반곡리 논에 추락한 가운데 인근 마을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투기 추락 지점은 민가와 불과 300m 거리였고, 인근 성남초등학교와 직선거리로 50m에 불과해 자칫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했기 때문이다.

인근 교회 목사 A 씨(68)는 26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운전 중 ‘쾅’ 소리가 들려서 가스 폭발이 일어난 줄 알았다”며 “사고가 일어난 현장과 2km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도 검은 연기가 공중으로 올라오는 게 보였다”고 전했다. 사고 현장에선 전투기 동체와 꼬리 부분이 부서진 상태로 50m가량 떨어진 채 발견됐고, 초등학교와 논 사이 섬강에선 조종사들이 탈출한 것으로 보이는 낙하산 2개가 발견됐다.

공군 등에 따르면 사고가 난 전투기는 이날 오전 11시 39분경 강원 원주기지 활주로에서 이륙한 직후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종사 2명은 비상탈출에 성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측은 “추락 당시 화재가 발생했지만 민간인이나 민가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사고기는 이날 오전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대상 대응작전 지원을 위해 기지에서 출격하다 추락했다. 군 당국은 “동일 기종의 비행을 중단하고 조사팀을 꾸려 사고 당시 상황과 정확한 추락 원인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KA-1은 KT-1 기본훈련기를 개량해 만든 전술통제용 항공기로 2005년 도입됐다. 공군의 항공기 추락은 20일 강원 원주 서쪽 약 20㎞ 상공에서 KF-16 전투기 1대가 추락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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