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이 가려는 방향과 달라”
사퇴 표현 썼지만 사실상 경질
감독의 선수기용 놓고 갈등설도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이 2일 권순찬 감독, 김여일 단장과의 결별을 발표했다. 사실상 경질이다.
임형준 흥국생명 구단주는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권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다. 단장도 동반 사퇴한다”며 “팬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팀을 이끌어온 권 감독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1일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은 권 감독은 9개월 만에 사령탑에서 물러나게 됐다. 흥국생명은 2005년 프로 출범 이후 권 감독 전까지 9명의 감독 가운데 6명이 시즌 중 사임하거나 경질됐다. 흥국생명은 ‘감독들의 무덤’으로 불려왔다.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6라운드 중 3라운드를 치른 2일 현재 14승 4패 승점 42로 현대건설(승점 45)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안방 관중 유치는 1위다. 권 감독은 지난해 12월 27일 GS칼텍스와 트레이드를 직접 추진해 세터 이원정을 영입하는 등 전력 보강에 힘써 왔다.
권 감독과 선수단의 호흡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9시경 구단주를 만나 관련 소식을 접한 권 감독은 고참급 선수들에게 직접 구단을 떠나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선수들도 동요하면서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배구계에서는 흥국생명의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란 표현과 관련해 구단과 권 감독이 선수 기용 등 경기 운영에 대한 견해차로 갈등을 겪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흥국생명은 이영수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흥국생명은 “권 감독은 고문으로 남아 계속 조언해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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