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과에 속하는 한류성 바닷물고기 명태는 한국 동해, 일본 북부, 북태평양 해역에 분포한다. 예로부터 한국인이 즐겨먹고 제사장에도 빠뜨리지 않는 생선이다.
명태는 겨우내 얼고 녹기를 반복해 봄이 되면 황태로 변신한다. ‘임하필기’(조선후기 문신 이유원의 문집)를 보면 이름조차 없던 명태는 산지인 함경도 명천군의 명(明)자와 어획한 어부의 성인 태(太)자를 따서 명명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름도 없이 무명의 세월을 보낸 명태는 이제 갓 잡은 생태, 얼린 동태, 반만 말린 코다리, 완전히 말린 북어, 봄에 잡은 춘태, 가을에 잡은 추태, 새끼 때 잡은 노가리, 황태, 망태, 조태, 짝태, 먹태 등 이름만도 수십 가지가 넘는 국민생선이 됐다.
조리법도 호칭만큼 다양해 껍질부터 아가미, 내장, 심지어 눈알까지 먹는, 버릴 것 하나 없는 생선이다. 명태는 한류성 어류답게 찬바람 부는 겨울이 제철로 산란기인 봄을 앞두고 활발하게 섭이활동을 하기 때문에 알이 꽉 차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지금이 가장 맛있다.
흰살 생선인 명태는 고단백저지방식품으로 100g당 단백질이 무려 17.5g인 반면 지방은 불과 0.7g으로 칼로리가 낮아 체중감량을 원하는 사람이나 근육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효과적이다. 일본 류코쿠대 연구진이 2021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명태의 단백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체중 감량에 큰 도움이 됐다. 연구진은 21∼22세 성인 여성 20명에게 3개월간 고강도의 운동을 제외한 일상생활을 하도록 하고 식사 때 명태 어육(명태 단백질 4.5g)을 먹도록 했다. 연구를 시작한 지 10주 후, 실험에 참가한 여성 대부분의 기초대사량이 80kcal가량 증가한 사실을 발견했다. 기초대사량 80kcal는 20분간 걷기 운동을 할 때 소모되는 칼로리와 비슷하다. 일본 스기야마 조가쿠엔대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명태 단백질은 근육 증가에도 효과가 있다. 연구진은 일본 고등학교 축구부원 36명에게 평소의 운동량을 유지하며 아침과 점심 사이에 명태 어육을 섭취하도록 했다. 4주 후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서 유의미한 근육 증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명태의 간에는 대구의 3배에 달하는 비타민A가 함유돼 있고 살에는 단백질과 칼슘성분이 많으며 단백질의 기본구성단위인 아미노산 중 간 지방을 감소시키는 메티오닌(methionine)이 풍부해 몸에 축적된 독성을 푸는 데도 효과적이다. 특히 과음 후 숙취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라이신(lysine)은 칼슘 섭취를 보충하고 콜라겐 형성과 항체, 호르몬, 효소생산을 돕는다. 특히 명태 껍질은 콜라겐 덩어리로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준다. 명태 껍질에 함유된 피시 콜라겐은 사람의 피부와 가장 유사한 구조를 가졌으며 저분자 형태로 피부 흡수율도 84%로 매우 높은 편이다. 돼지 껍질에 함유된 콜라겐의 흡수율이 2%에 불과하다.
명태 껍질은 아이들 발달에도 좋다. 명태 껍질에는 라이신 성분과 필수 아미노산, 칼슘, 비타민 A, 오메가3 등 성장기 발달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명태에 다량 함유돼 있는 트립토판 성분은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량을 촉진시켜 우울증 예방과 두뇌 발달에 큰 영향을 준다.
싱싱한 명태는 눈이 선명하며 맑고 아가미가 선홍색을 띤다. 비늘이 잘 붙어 있고 광택이 나며 몸통이 굽지 않고 곧으면서 배 껍질이 흰색이며 냄새가 안 나는 것이 좋다. 냉동 명태를 구입했다면 해동 후 1∼2일 말린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명태를 손질할 때는 비늘을 칼로 긁어 제거하고 내장은 배를 갈라 꺼낸다.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적당한 크기로 토막 내서 요리에 이용한다. 비린내 없는 명태조림을 위해서는 지느러미와 꼬리를 제거하고 명태 속까지 양념이 잘 배도록 뼈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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