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까지 구좌읍 일원 3MW급 조성
조천읍엔 국내 첫 그린수소 충전소
풍력전기로 생산해 탄소 배출 제로
올해 수소버스 9대 시범 운영 예정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미래 산업에 대한 실증 작업이 제주 지역에서 이뤄진다.
3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이번 실증 프로젝트는 수소의 생산부터 사용까지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는 ‘그린(Green)수소’로 진행된다. 단순히 그린수소 추출을 넘어 실제 차량 충전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도는 4월까지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3MW급 규모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실증단지를 조성한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는 국내 1호 그린수소 충전소를 설치한다. 행원리에 이어 2차 실증단지는 제주시 구좌읍 제주환경순환자원센터 인근에 12.5MW급 규모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2일 신년사에서 “전력 에너지 생산·공급·활용 체계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면 개편해 글로벌 그린수소 허브를 만들겠다”며 “올해 그린수소 생산기지 가동과 수소버스 운영, 국내 최초의 대규모 그린수소 실증 등은 제주에서 그린수소 시대가 막을 올리는 역사적인 전환점이 된다”고 밝혔다.
204억 원이 투입되는 행원리 그린수소 실증단지에서는 11개 기관, 기업이 참여해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시스템 기술을 개발한다.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인근 풍력발전단지에서 나오는 전기를 이용한다. 이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다. 1시간에 수소를 최대 55kg 생산할 수 있다. 여기서 생산된 수소는 함덕리 충전소로 옮겨져 차량 충전에 사용된다.
제주도는 올해 수소버스 9대를 들여와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실증단지에서 수소운송차량 1대가 200kg의 수소를 싣고 오면 버스 8대를 충전할 수 있다. 1시간에 총 4대를 충전할 수 있다.
수소는 온실가스나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미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또 다른 고민거리다. 수소 생산 중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모아서 저장하는 ‘블루수소’도 있지만 이 또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반면 그린수소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들기 때문에 생산부터 소비까지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다.
제주도가 그린수소에 집중하는 것은 재생에너지의 ‘출력 제한’ 문제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전력은 전력 공급량이 넘치면 안정적인 전력망 운영을 위해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은 풍력·태양광의 발전을 먼저 중단시킨다. 출력 제한 횟수는 2016년 6회에서 지난해 100여 회로 늘었다.
하지만 풍력과 태양광의 전기를 수소 생산에 활용하면 출력 제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생산된 수소를 고정식 탱크에 대규모로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단기·소량 전기 저장용인 에너지저장장치(ESS)보다 효율성이 높다.
제주도는 2025년까지 그린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주요 거점 충전소를 설치해 버스 300대, 청소차 200대, 트램, 선박, 농기계 등으로 그린수소 활용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2050년에 제주지역 주유소,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를 그린수소 충전소로 전환하고, 산업 및 생활 전 분야에 걸쳐 수소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김창세 제주도 미래전략국장은 “공공 분야에서 먼저 그린수소 에너지를 활용한 뒤 점차 민간 분야로 확산시켜 제주를 그린수소의 글로벌 허브로 조성하겠다”며 “수소경제 관련 기업과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수소를 수출입할 수 있는 수소항만도 건설해 국가 수소경제의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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