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경고등]
부자들, 금융-부동산 동시 하락
머스크, 1년새 자산 254조원 급감
하위층은 지원금 효과 자산 늘어
지난해 전 세계 자산 시장 급락 여파로 한때 세계 1위 부자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재산은 1년 동안 2000억 달러(약 254조 원) 줄었다. 200억 달러를 1년 만에 잃은 사람도 그가 최초다. 같은 기간 세계 500대 부자의 자산 또한 1조4000억 달러(약 1783조 원) 증발했다.
3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경기 침체가 온다면 머스크 같은 슈퍼리치를 포함한 고소득층도 막대한 손실을 입는 부자 침체, 즉 ‘리치세션(Richcession)’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통상 침체가 오면 ‘저소득층에 끔찍하고, 중산층에는 나쁘고, 부자들에게는 불편한 정도’였지만 이번 침체에는 고소득층의 타격이 일부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미 상위 20% 가구의 자산은 2021년 말에 비해 7.1% 줄었다. 반면에 하위 20% 가구의 자산은 17% 늘었다.
상위 20% 가구의 손실은 지난해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9% 하락하고 주식, 채권, 부동산 등이 동시에 하락하면서 이를 많이 보유한 고소득층에 타격을 안긴 탓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고 하락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하기 전까지 자산시장 하락세를 막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감원도 고소득 직종을 중심으로 확산 중이다. 대표적 고소득 직종인 빅테크, 월가 투자은행 등은 침체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최근 10만 명이 넘는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하위 20% 가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기 부양 지원금, 미 노동시장 과열에 따른 서비스 업종의 임금 상승 등의 수혜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소득 하위 25% 근로자의 지난해 11월 임금은 7.4% 뛰었다. 다만 지난해 내내 미 소비자물가가 큰 폭으로 올라 인플레를 감안한 저소득층의 실질임금은 크게 상승하지 않았으며 이들의 타격 또한 컸다는 반론이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