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 애크러배틱 살사 댄서로 기네스북에 오른 패디 존스(89)는 새해에도 변함없이 무대에 선다. 구순을 앞둔 백발노인은 여전히 무대 위에서 골반을 비틀며 화려한 살사 댄스를 선보인다.
영원히 늙지 않는 불로장생의 묘약이라도 마신 걸까. 그의 전성기는 80세부터 시작됐다. 또래들이 은퇴하고 집이나 병원에서 요양할 때 그는 영국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티시 갓 탤런트’에 출연해 살사 댄스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나는 여든이라는 나이가 실감나지 않기 때문에 굳이 내 나이를 변명거리로 삼지 않는다”고 당당히 말한다.
영국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불로장생의 묘약은 없다. 다만 젊은 마음가짐이야말로 젊음의 묘약”이라고 말한다.
비단 나이 듦에 대한 마음가짐뿐일까. 저자는 최신 심리학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기대효과가 지닌 힘에 대해 풀어낸다. 책은 노화와 건강, 인지능력 등 생각의 전환으로 삶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과학적인 실험 결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적이 일어나기만을 기대하는 유사과학을 설파하는 건 아니다. 저자는 “우리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려면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007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호텔 청소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이 대표적이다. 실험 전 일상에서 운동을 자주 하지 않는다고 여겼던 이들에게 연구진은 “청소하며 쓰는 에너지만으로 권장 운동량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 그 결과 이들은 실험 시작 한 달 만에 체중이 줄고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저자는 이 사례를 통해 생각만으로 건강해지는 마법은 없지만, 이미 일상에서 운동을 실천하는 이들이라면 아주 작은 생각의 전환으로도 큰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생각의 전환을 거치면 스트레스도 우리를 성장하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제러미 제이미슨 뉴욕 로체스터대 심리학과 교수는 2000년대 대학원 진학 시험을 치를 예정인 학생 60명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절반은 평소처럼 시험을 치렀지만, 나머지 절반에게는 “시험 과정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시험을 더 잘 보는 경향이 있다”는 안내문을 읽게 한 것. 안내문을 읽는 데에는 단 1분도 걸리지 않았지만 그 효과는 상당했다. 별다른 안내를 받지 않은 집단의 평균 점수는 800점 만점에 706점이었던 반면 안내문을 읽은 집단은 평균 770점을 받았다.
마음가짐은 인지능력과 건강뿐 아니라 ‘목숨’에도 영향을 미친다. 2002년 예일대 공중보건과학과는 1975년 50세에 접어든 1100명을 두 집단으로 나눠 20여 년간 추적 조사를 한 결과를 발표했다. 나이 듦을 긍정적으로 여긴 이들은 연구를 시작한 때부터 평균 22.6년을 더 살았다. 이에 비해 나이가 들면 몸이 아프고 무력해진다며 부정적으로 여긴 이들은 평균 15년밖에 살지 못했다. 어쩌면 ‘노인이 되면 아프고 무력해질 것’이라는 편견이나 섣부른 우려야말로 여전히 젊고 강한 우리 몸을 노쇠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나이가 너무 많아서 혹은 너무 어려서…. 나이에 대한 세상의 편견 때문에 해보지 못했던 일들에 도전하기로 결심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올바른 마음가짐을 가지면 아직 발휘되지 않은 잠재력이 우리에게서 싹튼다”는 저자의 말처럼 스스로를 가뒀던 한계를 뛰어넘으려면 먼저 그 틀을 깨야 한다. 그게 변화를 위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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