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불출마로 사실상 김기현 의원에게 힘을 모아주기로 한 친윤(친윤석열) 진영이 다음 수순으로 나경원 전 의원(사진)의 불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안철수 의원에 이어 나 전 의원도 당권 경쟁에 뛰어들면 혼전의 3파전 양상이 되기 때문이다.
친윤 진영 의원들의 공부모임인 ‘국민공감’ 간사를 맡고 있는 김정재 의원은 6일 SBS 라디오에서 나 전 의원을 향해 “정치는 진중하고 길게 보는 게 맞다”며 “지금 하시는 일도 너무나 유의미해서 아무런 결과도 안 내고 접는 것도 아쉬운 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인구 문제에 집중해서 결과물을 내 윤석열 정부에 큰 공헌을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를 맡고 있는 만큼 관련 업무에 매진하고 전당대회에는 나서지 말라는 의미다.
친윤 진영이 청년최고위원 후보로 밀고 있는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도 이날 BBS 라디오에서 나 전 의원 출마에 대해 “중요한 직을 맡은 지 몇 개월 안 됐는데 거기서 성과를 내는 게 당 대표를 하는 것 이상의 중요성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안상훈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이 이날 예정에 없던 브리핑에 나선 것도 여권에 파장을 일으켰다. 안 수석은 ‘출산 시 대출 원금 탕감’이라는 전날(5일) 나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개인 의견일 뿐 정부 정책과 무관하다.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이 사실상 나 전 의원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처럼 친윤 진영이 일제히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하고 나선 건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결선투표 진출자는 물론이고 최종 결과까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정된 규칙에 따라 3월 8일 전당대회 당일 개표 결과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가 결선투표를 치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의원과 나 전 의원, 안 의원이 격돌하는 3파전이 되면 사실상 과반 득표자는 나오기 어렵고, 예측 불허의 혼전 양상이 될 것”이라며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기록 중인 나 전 의원이 나서면 자칫 김 의원이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나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당원들이 (출마를) 많이 원하는 것 같다”며 “설 연휴 전후에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또 KBC광주방송 인터뷰에서는 “최근에 전당대회 모습을 보면서 관전만 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며 “마음을 조금 더 굳혀 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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