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음식은 돈가스와 짜장면. 장래 희망은 ‘아픈 자동차’를 고쳐주는 자동차 정비사. 2016년 5월 제주에서 태어난 송세윤 군(사진)은 제주의 푸른 바다를 닮아 밝고 활기찬 아이였다. 여느 또래 남자아이처럼 자동차 장난감에 푹 빠져 있었다. 출생 직후 장티푸스 질환을 앓아 수술까지 가는 고비를 넘겼지만 그 뒤에는 아픈 곳 하나 없이 건강하게 자랐다. 무엇보다 엄마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하나뿐인 외아들이었다.
지난해 12월 1일 전국이 연말 분위기에 젖어들기 시작할 무렵, 송 군은 갑작스러운 복통을 호소하며 구토를 한 뒤 쓰러졌다. 소장(小腸)이 막혀 음식물이나 가스가 장을 통과하지 못하는 장폐색이었다. 이후 심장마비가 왔다.
송 군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는 동안 구급대원이 송 군의 가슴을 압박하며 심폐소생술을 멈추지 않았지만 하늘은 무심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송 군은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갑자기 허망하게 아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송 군의 부모는 고뇌 끝에 아들의 장기 기증 서류에 서명했다.
성탄절 사흘 뒤인 지난해 12월 28일 제주 제주시 제주대병원에서 송 군의 장기 이식 수술이 진행됐다. 다른 네 명의 환자가 송 군의 심장, 폐, 좌우 신장을 이식받아 새 삶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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