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석길에 당 지도부 등이 총출동하기로 한 것을 두고 9일 비명(비이재명)계에선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이 대표 개인의 사법리스크인 만큼 당 차원의 집단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명계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9일 통화에서 “이 대표 수사는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개인으로서 대응해야 하고, 정치적인 것이 아닌 법률적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대표이기 때문에 자신의 사법적 문제가 당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철저히 차단해야 될 것”이라면서 “당 지도부를 대동하고 가면 당 대표 개인의 문제가 당 전체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지 못하게 된다”고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비명계 중진 의원도 “이번 수사는 법률 문제 이전에 여론전이기도 하다”면서 “이 대표가 ‘단기필마’로 검찰 조사에 임하는 것이 여론의 동정을 더 받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 지도부 외에도 전국 원외 지역위원장부터 전임 시장·군수·구청장 등까지 총동원할 분위기인데, 내년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는 당 대표 앞에 알아서 엎드리는 모양새가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당 대표 출마 등에 반대했던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는) 반드시 혼자 가야 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당이 이 대표를 호위하고 출석하는 그림을 가장 간절히 원하는 쪽이 국민의힘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고도 썼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다 같이 가는 건 곧 민주당이 검찰 조사를 받는다는 메시지를 주게 될까 봐 우려스럽다”며 “이 대표는 검찰 시나리오에 당당히 맞서고 당은 민생과 안보참사 규명, 이태원 국정조사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향후 기소될 경우 ‘기소 시 당직 정지’를 규정한 당헌 80조를 둘러싼 논란도 재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비명계 의원은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기소를 하는 것으로 이미 결론 내렸다고 봐야 한다. 이 대표가 기소될 경우 당헌 80조 논란이 불붙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내다봤다.
‘사법리스크’로 인한 ‘분당’ 가능성을 제기했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SBS에 출연해 ‘이 대표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총선을 이 대표 체제로 치르는 게 마땅하냐’는 질문에 “멀쩡한 당 대표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경우가 많다”고 답하며 비대위 출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이 대표가 과연 내년 총선에서 이러한 상황으로 계속 갈 수 있을지, 많은 정말 산과 계곡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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