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창문 깨고 운전자 구해
7일엔 정비센터 세워둔 차량 불타
내장재 녹아 화재원인 규명 어려워
최근 테슬라 전기차량에서 화재가 잇따라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에 불이 붙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진화까지 오래 걸려 차량이 전소되는 전기차 화재 특성상 정확한 원인 규명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오후 10시 25분경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모델Y 차량이 중앙분리대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중앙선을 넘어 신호 대기 중이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들이받았다. 사고 직후 테슬라 차량에 불이 붙었고 인근 시민들이 창문을 깨고 운전자를 구조했다.
소방당국은 장비 17대와 인원 50명을 투입했고 이동식 소화수조를 조립해 1시간 18분 만에 불을 껐다. 당시 구조에 참여했다는 한 시민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겨우 끄집어내고 나니 드라마처럼 차가 폭발했다”고 했다. 화재로 차량이 전소됐고 운전자 A 씨(36)는 다리 등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틀 전인 7일에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테슬라서비스센터에 주차돼 있던 모델X 차량에서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이 장비 27대와 인원 65명을 투입하고도 화재 진화까지 2시간 50분이나 걸렸다.
전문가들은 세종시 사고의 경우 차량 충격으로 배터리에 불이 붙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팩에 가해진 외부 충격에 의한 사고로 보인다”고 했다. 성수동 화재의 경우 전기차 냉각수나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SW) 결함이 원인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용현 한국폴리텍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일정 온도가 되면 냉각수가 배터리를 냉각해줘야 하는데, 컴퓨터가 적정 온도를 제어하지 못해 냉각 성능이 떨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 역시 두 화재 모두 전기차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화재 시 전기차 온도가 워낙 높아 아예 (내장재 등이) 녹아내리다 보니 어떤 불량이 원인인지 제대로 나오지 않을 때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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