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존에프케네디(JFK) 공항에서 이륙하려던 여객기 두 대가 충돌할 뻔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미연방항공청(FAA)은 JFK 공항에서 있었던 아메리칸항공 보잉777기(AAL106)와 델타항공 보잉737기(DAL1943)기 간의 활주로 침범 사건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일은 지난 13일 밤 8시 45분경 벌어졌다. 델타항공 여객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릴 때 유도로(taxiway)를 통행하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가로질러 지나갔다.
이 상황을 항공교통관제사가 목격해 델타항공 여객기에 긴급명령을 내렸다. 관제통신파일에는 “앗! 델타1943 이륙 허가 취소!” “델타 1943 이륙 허가 취소!” 라고 다급하게 외치는 목소리가 담겼다.
델타항공은 급히 제동을 걸어 아메리칸항공 300m 앞에서 멈춰섰다. 델타항공에는 145명의 승객과 6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
델타항공의 한 승객은 “갑작스럽게 몸이 앞으로 확 쏠렸다. 그리고는 몇초 동안 (기내에)정적이 흘렀다. 처음엔 기계적 문제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 승객은 겨울 휴가를 위해 가족과 비행기에 탑승했다.
밤에 벌어진 상황이라 관제사의 빠른 대처가 아니었으면 자칫 대형사고가 날 뻔 했다. 전직 조종사인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항공안전학과 존 콕스 교수는 “관제사가 훌륭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당시 델타항공 1943편은 도미니카 공화국 산타도밍고공항으로, 아메리칸항공106편은 런던 히드로공항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아메리칸 항공기는 약 30분 지연 끝에 같은날 밤 출발했고, 델타 항공기는 게이트로 돌아온 뒤 직원 문제로 이륙 하지 못했다. 145명의 승객은 하차해 하룻밤 묵을 호텔을 제공받았다. 비행기는 다음날 아침에 출발했다.
델타항공 측은 “사건 조사를 위해 항공 당국에 협력할 것”이라며 “고객 여러분의 여행에 불편을 드린 점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누구의 과실인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누가 무엇을 오해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항공사와 관제사 사이의 모든 교신을 들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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