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에게 의료비 빌려주고
무이자로 분할 상환하는 복지제도
연간 최대 5000명까지 혜택 받아
“수백만 원에 달하는 치료비 걱정에 임플란트 시술은 엄두도 못 냈는데, 의료비 후불제를 통해 혜택을 받게 돼 정말 좋습니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에 사는 A 씨(69)는 12일 상당구 석교동에 있는 한 치과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위한 사전 진료를 받았다. 치아 상태가 안 좋았지만 기초생활수급자로 형편이 어려운 A 씨는 그동안 비용이 많이 드는 임플란트 시술은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충북도가 올해부터 시행 중인 ‘의료비 후불제’ 덕분에 치과 진료를 시작했다. A 씨는 전체 시술비 440만 원 가운데 300만 원을 지원받은 뒤 3년 동안 원금만 갚으면 된다.
충북도의 신개념 복지 정책인 의료비 후불제가 본격 시작됐다. 김영환 충북지사의 민선 8기 대표 공약 가운데 하나인 이 제도는 큰돈이 필요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취약 계층에 의료비를 빌려주고, 무이자로 분할 상환하는 제도이다. 치과의사 출신인 김 지사는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서민들이 돈 걱정 없이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김영환표 정책’”이라며 이 제도를 공약했다.
16일 충북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7명이 의료비 후불제 이용을 신청했다. 치과 치료가 6명, 척추질환 치료가 1명이다.
의료비 후불제는 도내 65세 이상 가운데 의료급여수급권자, 차상위계층, 보훈 대상자,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현재 9만8356명의 도민이 혜택을 볼 수 있다.
대상자들은 임플란트, 인공 슬관절, 인공 고관절, 척추질환, 심혈관, 뇌혈관 등의 수술 또는 시술을 받게 되면 1인당 50만 원에서 최대 3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대출은 농협 충북본부의 시·군지부 27곳이 담당한다. 대상자가 농협을 찾아 대출신청을 하면 농협이 진료비를 의료기관에 입금한다. 농협은 25억 원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간 최대 5000명까지 의료비후불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상환은 3년 무이자 분할로 원금만 내면 된다. 다만 금융권 연체 중이면 이용할 수 없고, 연간 이용 횟수는 한 번이다. 대출 이자는 도가 부담하고, 원금 회수가 안 되면 도가 대신 갚은 뒤 직접 회수한다.
도에 따르면 충북대병원, 청주성모병원 등 도내 12개 종합병원급 의료기관과 치과, 병·의원 68곳이 참여한다. 도는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협약 의료기관을 늘리고, 조례도 개정해 65세 이상 전체 도민과 모든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국가유공자, 장애인으로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적정한 의료제도를 통한 도민의 기대수명 제고야말로 인구와 경제, 문화를 아우르는 전제조건”이라며 “필요한 부분을 지속 보완해 취약 계층이 돈 때문에 질병 치료를 미뤄 건강권을 위협받지 않고 적기에 질병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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