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다룬 영화, 英아카데미 다큐상 받아

  • 뉴스1
  • 입력 2023년 2월 20일 0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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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46)의 독살 사건을 다룬 영화 ‘나발니’가 19일(현지시간) 제76회 영국 아카데미시상식(BAFTA)에서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정작 영화에 출연했던 기자가 현지 경찰에 의해 시상식 참석이 금지돼 뒷말을 낳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탐사보도전문매체 ‘벨링캣’의 편집국장 흐리스토 그로제프(53)는 다큐상 수상 발표 직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시상식 참석을 금지당했다고 밝힌 뒤 “와우(wow)”라고 적었다.

그로제프 편집국장은 지난 17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영국 경찰에 의해 이번 주말에 열리는 BAFTA 시상식에 나와 내 가족 모두 참석이 금지됐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고 말했다.

평소 러시아 정권을 향해 날선 비판을 이어오던 그는 영화 나발니에서 러시아 당국에 의해 나발니 살해 음모가 기획됐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영국 경찰은 “일부 언론인들이 영국에 체류하는 동안 외국의 적대적 의도에 직면했다”며 “시상식 참석자들과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전 문제로 인해 일부 출연진의 시상식 참석이 제한됐다는 영국 경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눈치를 본 ‘비겁한 결정’이란 비판이 이어졌다.

영화를 만든 대니얼 로허 감독은 16일 AFP에 “탐사 기자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거짓말과 부패, 대량학살 성향을 폭로할 때 처벌을 받아선 안 된다”며 영국 경찰의 결정에 대해 “비겁하고 실망스럽다”고 했다.

영화 제작사인 오데사 레이도 “사실을 전하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공안상의 위험 때문에 시상식 참석을 저지당한 그로제프 편집국장에게 경의를 표했다.

앞서 나발니는 2020년 8월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비행하던 여객기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여 독일에서 치료를 받다 이듬해 1월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현재는 사기·법정 모독 등의 혐의로 징역 11년 6개월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나발니는 러시아에 몇 안 되는 야권 정치인이자 반(反)정권 평론가다. 2021년 1월 영상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흑해 연안에 총 13억 달러(약 1조6000억원)를 들여 초호화 비밀궁전을 지었다는 의혹을 폭로한 바 있다. 폭로 영상은 체포를 앞두고 병원에서 녹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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