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중앙은행 새 사령탑에 쏠린 세계 금융시장의 시선
日경제학자 시라이 사유리 게이오대 교수 인터뷰
“한국은 국가 부채가 아직 많지 않고 신용등급이 높다는 점을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 지금 일본에서 벌어지는 현실을 참고해 유의해야 합니다.”
일본 대표 경제학자로 꼽히는 시라이 사유리(白井さゆり·사진) 게이오대 교수는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한국 경제에 대해 이렇게 조언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일본은행 심의위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과 비슷)을 지낸 시라이 교수는 경제학자답게 한국의 주요 경제지표를 하나하나 숫자까지 짚으며 일본 경제와 비교, 분석했다. 그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후보가 금융 완화를 지속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에 부정적 전망을 내비쳤다. 다음은 일문일답.
―일본은행 총재가 바뀌면 아베노믹스는 바뀔까.
“5년간 현상 유지할 것으로 본다. 우에다 총재 후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2% 달성을 일본은행의 책무라고 밝혔다. 매우 무거운 발언이다.” ―이렇게 제로 금리를 유지해도 괜찮은 것인가.
“물가상승률 2%를 목표로 내건 이상 금융 완화를 계속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한국 미국 유럽 모두 물가가 5% 넘게 크게 올랐지만 일본은 그 정도는 아니다. 올 하반기에는 (기저효과로) 일본 물가상승률이 2%를 밑돌 것이다. 작년 같은 달러화 강세가 다시 온다고 보기도 어렵다.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다.”
―현재 제로 금리가 일본 경제에 악영향을 주지 않겠는가.
“일본은 이미 초(超)저금리에 익숙해져 버렸다. 일본은 특이하게 국채 대부분을 중앙은행과 연기금 같은 국내에서 보유하고 있다. 10년 뒤 일본 국내에서 국채를 사 주지 않으면 해외에 의존해야 하는데 해외 투자가들이 과연 일본 국채를 사 줄지 문제다. 금융 완화 의존도가 너무 높아졌다. 당장 경제 펀더멘털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지만 영원히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건 아니다. 10년 후, 20년 후 어떻게 될지 솔직히 아무도 모른다.”
―한국도 일본처럼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한국의 최대 장점은 국가채무비율이 50%가 안 될 정도로 빚이 적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때 재정을 많이 풀지 않았다. 저소득층 지원이 적었다는 비판은 있었겠지만 정부 부채를 억제한 것은 현명했다. 일본처럼 국가채무비율이 250%를 넘어가면 정말 힘들다. 게다가 한국은 일본보다 국가신용등급도 높지 않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준 한국 국가신용등급은 일본 A+보다 2개 등급 높은 AA다.) 한국은 일본보다 내수 규모가 작아 살아남기 위해 국제화에 발 빠르게 나섰지만 일본은 그렇지 못했다. K팝이 보여주듯 한국은 세계적 흐름을 읽고 빨리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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