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상회담 직후 日의 ‘독도 언론 플레이’… 이게 무슨 무례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8일 00시 00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 소인수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3.17 대통령실 홈페이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 소인수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3.17 대통령실 홈페이지
그제 한일 정상회담 이후 NHK 등 일부 일본 언론에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일 위안부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요구하고 독도에 대한 입장도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통령실은 어제 “독도 관련 이야기는 소인수회담, 확대회담에서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위안부 문제 관련해서는 대통령실은 당초 “논의 내용을 다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즉답을 피했다가 다시 “그 문제도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독도 문제를 거론했다는 일본 측 보도는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한일 갈등 현안을 일단 뒤로하고 관계 정상화를 위해 어렵사리 마련된 자리에서 타협 불가능한 영토 문제를 꺼낸다는 사실 자체를 용납할 수 없고, 상상하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버젓이 일본 언론에는 기시다 총리가 독도 문제를 직접 거론한 것처럼 나왔다. 우리 정부 관계자가 “일본 측의 언론 플레이는 매우 유감”이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은 이유다.

그런 보도가 나온 과정을 살펴보면 일본 정부가 의도적으로 오보를 유도했거나 방치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일본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 후 백브리핑에서 ‘다케시마(독도)와 위안부, 레이더 조사(照射), 수산물 수입 규제 등에 대해 어떤 의견 교환이 있었느냐’는 기자 질문에 “총리는 한일 간 현안에 대해서도 잘 대처해 나가자는 취지를 밝혔다. 거기에는 다케시마 문제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가 직접 언급했다고는 말하지 않았지만 ‘할 말은 다 했다’는 식의 브리핑으로 기자의 과잉 해석을 부추겼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 정부로선 ‘저자세 굴욕외교’라는 비난도 감수하며 일제 강제동원 피해 배상금의 제3자 변제라는 양보안을 내놓았고 그에 호응해 기시다 총리가 최소한 ‘반성과 사죄’의 뜻을 표명해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끝내 화답하지 않고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 계승’이란 간접 표현만 고수했다. 그런데 일본 측이 정작 해야 할 말은 하지 않고, 하지도 않은 말은 한 것처럼 왜곡하는 것은 묵과하기 어렵다. 국내 여론만 살피는 이런 태도야말로 관계 개선의 진정성마저 의심하게 만든다. 일본에 단단히 따져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일본#정상회담 직후#독도 언론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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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23-03-18 04:30:27

    그래서 일본 쪽발이놈들은 항상 조심해야한다! 겉으로 허허 웃는다고 일본놈들과 같이 허허 웃으면 일본놈들에게 당한다! 우리도 겉으로는 웃어주면서 뒤로는 칼을 가는 심정으로 일본놈들을 대해야 한다! 옛날에 저놈들에게 당한 것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임진왜란때 당하고 일제 36동안 나라까지 잃은 것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겉으로도 원수같이 대할수도 없는 것이 오늘의 국제정세다! 외교무대에서는 더욱더 정신을 바짝 차려서 해야한다!

  • 2023-03-18 01:01:21

    실무급 장관급에서 이런건 해결 했어야지 더불어 악만 남은 넘들 또 헛소리하게 만드냐 입이 근질근질한 개구리들 또 기어나오잖냐 ...

  • 2023-03-18 00:28:30

    예전에 김종필 친형인 김종락이 60년대 독도 밀약을 폭로한 바 있었지. 그 내용은 한일 양국이 독도는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고 서로 반론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고 박정희 재가까지 받았다고 보도되었지.지금 윤석열이 하는 짓이 똑같은거다. 일본은 강제징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데 면죄부를 주면서 우리돈으로 해결할테니 앞으로 잘 봐달라고 발발 기는거지.이런게 한일관계 발전이라고 우겨대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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