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마한센터’ 어디로 가나… 광주-전남북 유치전 치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7일 03시 00분


건립 후보지 공모에 충남 등 4곳 신청
내달 현지 실사 거쳐 하반기에 결정
지자체, 관광자원 육성 위해 총력전

마한시대 유적인 전남 영암군 시종면 옥야리 고분군. 전남도문화재자료 제140호다. 전남도 제공
마한시대 유적인 전남 영암군 시종면 옥야리 고분군. 전남도문화재자료 제140호다. 전남도 제공
영산강과 만경강 유역 마한(馬韓)의 역사는 남도 역사의 뿌리다. 1917년 전남 나주시 반남면 신촌리 9호분 이후 광주·전남·북 지역 곳곳에서 마한 관련 유적이 발굴되면서 ‘잊혀진 왕국’ 마한의 역사가 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마한역사문화권을 포함하는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이 2021년 시행된 이후 마한 역사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문화재청이 마한 역사문화권을 복원하고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국립마한센터) 건립에 나선 이유다.

문화재청이 최근 국립마한센터 건립 후보지 공모를 마감한 결과 광주시와 전남도, 전북도, 충남도 등 4곳이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마한센터 건립지는 다음 달 현지 실사와 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올 하반기에 결정된다. 내년에 실시설계비가 예산에 반영되면 2025년 착공해 2026년 완공할 예정이다.

전남도는 충청·호남 마한 권역에서 가장 많은 유적을 보유하고 있어 센터 건립 최적지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현재 마한시대 전국 유적은 78곳으로, 전남에 60곳이 있다. 전남의 국가사적은 7곳으로 전국 사적 11곳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 비지정 유적도 668곳이나 된다.

전남도는 2017년 12월 마한 문화권 조사를 위해 ‘영산강 유역 마한문화권 개발 기본계획’을 세우고 2018년 4월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2012년부터 313억 원을 들여 마한 유적지 발굴조사와 연구총서 발간, 학술대회 등을 개최해 왔다. 최근에는 역사교과서에 마한사 확대를 요청하기도 했다.

심재명 전남도 문화자원과장은 “전남도는 올해도 83억 원을 들여 마한 역사유적 조사를 지원하고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국립마한센터를 전남에 유치해 유적·유물에 대한 체계적인 정비와 문화재 활용 등 컨트롤타워로서 위치를 굳건히 하겠다”고 말했다.

영산강 유역의 광주시도 국립마한센터 유치에 나섰다. 광주시는 마한 문화유산이자 국가사적인 광주 신창동 유적지에서 16일 국립마한센터 광주 유치 희망 선포식을 개최했다.

광주 신창동 유적은 1992년 국립광주박물관이 본격적으로 발굴 조사에 나선 마한의 대표적인 도시 유적이다. 국내 최대 벼 껍질 퇴적층과 가장 오래된 악기(현악기·찰음악기·북 등), 수레 부속구(바큇살·차축), 무기, 제사 도구 등이 발굴됐다. 광주시는 지난해 12월 신창동 유적지에 ‘신창동 마한유적체험관’을 건립했다.

광주시는 마한 문화유산을 대표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고 국립마한센터 유치를 통해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실현할 계획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는 신창동 유적을 비롯해 월계동 장고분 등 많은 마한 유적이 있는 역사문화 도시이고, 고대 마한은 지금의 광주를 만든 씨앗”이라고 밝혔다.

전북도는 전북이 마한의 시작점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4세기 전후까지 만경강 일대 소국들이 어느 정도 자율성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만경강 일대에서 대형 군집묘나 철기, 푸른 유리구슬, 중국산 동경 등 마한 관련 유물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은 전북이 마한 중기까지 그 중심부를 형성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마한시대 최대 규모의 분구묘(墳丘墓)가 전북 고창군 아산면 봉덕리 고분군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분구묘는 흙 등을 쌓아 올린 다음 그 안에 매장시설을 설치하는 무덤 양식이다. 분구 축조는 3∼5세기 250여 년에 걸쳐 높게 쌓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쌓인 성토층에서는 3세기 매장시설(통나무관, 목관)과 토기 등이 출토됐다. 이후 만들어진 성토층에서는 5세기경의 옹관 등이 확인됐다.

#‘국립마한센터#광주-전남북#유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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