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30일 양곡관리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건의와 관련해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오로지 포퓰리즘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공격했고,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정부의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 건의와 관련해 “대통령의 거부권 저지를 위해 나서겠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민주당을 향해 “나라야 어찌 되든 나 몰라라 내팽개치고 오로지 포퓰리즘에만 매달리면서 퍼주기 입법을 날치기 처리하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총선용 나 몰라라 퍼주기 입법으로 양곡관리법으로 연간 1조 원, 건강보험 재정파탄을 초래한 ‘문재인 케어’에 대한 혈세 보충 방안 연간 5조 원, 기초연금 확대로 연간 10조 원을 쏟아 넣자고 한다”며 “문재인 정권 때 국가의 미래를 내팽개치고 선심성 복지와 퍼주기 현금 지원으로 국가채무가 5년간 무려 450조 원이나 늘어나서 국가채무가 1000조 원을 넘어서고야 말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때도 (문재인 정부는) 표를 의식해서 전기, 가스요금을 대선 이전에는 무작정 동결했던 탓으로 결국 대선 후에 국민에게 요금 폭탄 고지서를 보내게 만들었다”며 “피해는 오로지 국민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원 조달에 대한 고민 없이 선거용 매표 행위에 불과한 포퓰리즘을 남발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당의 자세가 아니다”며 “그럴듯한 말로 국민을 속이고 나라의 미래를 팔아서 정치적 이득을 노리려는 선거꾼 집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내부적으로 위기에 빠진 민주당은 그것을 무마하기 위해서 전선을 외부에 만들고 싶겠지만 죄가 없어지거나 덮어지지 않는다”며 “민주당이 조금이라도 민생을 생각한다면, 또 국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포퓰리즘 행태를 즉각 멈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과 정부는 29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윤 대통령에게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권은 왜 이리 농민에게 인색하고 농업에 무대책인 것이냐”며 “쌀값 폭락에 지금까지 무능, 무관심으로 대처한 정부가 갑자기 국익과 농민을 위한 결정이라며 거부권을 운운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법안 심사 때부터 집권여당은 대통령 거부권을 전가의 보도인 양 반복해왔다”며 “적법하게 통과된 법안이 정부 이송도 안 됐는데 총리가 거부권부터 언급하는 모습에 이 정부는 삼권분립이란 개념 자체가 없다고 확신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과 국무총리가 국민 앞에 개정안을 반대한다면서 내놓은 말들은 한마디로 거짓 주장으로 가득 찬 괴담 그 자체”라며 “민주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개정안은 남는 쌀을 국가가 의무적으로 사주자는 게 결코 아니다. 정부가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쌀을 수매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하니 사전에 논에 다른 작물의 재배를 제대로 지원함으로써 쌀 생산 면적을 줄이고 식량 자급률은 높이자는 것”이라며 “거부권 건의를 위한 갑작스러운 당정협의 개최와 총리 담화는 대일 굴욕 외교와 (국가)안보실장 경질이라는 불리한 국면을 거부권 뉴스로 한시라도 빨리 덮어보려는 얄팍한 정략적 술수”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거부권 저지를 위해 농민과 함께, 국민과 함께 나서겠다”며 “정부가 지금 신속히 해야 할 것은 거부권이 아니라 입법부가 통과시킨 쌀값 안정화법을 수용하고 농민과 농업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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