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이 좁고 긴 나뭇조각에 기록한 백제의 일상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30일 03시 00분


국립부여박물관 ‘백제목간’ 특별전
7월 30일까지 60여점 한자리에

부여 쌍북리 출토 ‘논어’ 목간. 국립부여박물관 제공
부여 쌍북리 출토 ‘논어’ 목간. 국립부여박물관 제공
옛사람들이 나뭇조각을 좁고 길게 깎아 그 표면에 글을 기록한 것을 ‘목간(木簡)’이라고 한다. 충남 부여군 국립부여박물관에서 7월 30일까지 열리는 특별전 ‘백제 목간―나무에 쓴 백제 이야기’에서는 백제인의 일상이 담긴 목간 6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8년 2월 부여군 쌍북리에서 출토된 유교 경전 ‘논어(論語)’의 구절을 새긴 목간 1점이 처음 공개된다. 길이 약 28cm, 너비 약 2cm 크기 두툼한 목간의 4개 면에는 논어 제1편 ‘학이(學而)’가 일부 새겨져 있다. 특히 논어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로 꼽히는 ‘자왈학이시습지 불역열(子曰學而時習之 不亦悅·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배우고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과 ‘유붕자원방래 불역락(有朋自遠方來 不亦樂·벗이 멀리서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을 볼 수 있다. 이 목간은 6세기 무렵 완성된 논어 주석서 ‘논어의소(論語議疏)’에서 주석을 제외한 논어 본문만 일부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지호 국립부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 목간은 당대 백제에서 관리를 뽑을 때 사용한 임용시험 문제지였거나 시험을 대비한 문제집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관리 임용시험 때 응시자들에게 논어 본문을 새긴 목간을 제시해 이에 대한 정확한 풀이를 답할 수 있는지를 평가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무료.

#백제의 일상#백제목간#국립부여박물관#논어 목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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