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현 교수팀, 최대규모 英대회 우승
자율보행으로 7분이상 빨리 완주
로봇에 AI 심층강화학습 적용
미리 학습한 결과로 블라인드 보행
KAIST가 개발한 자율주행로봇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등이 참여한 국제 사족(四足)보행 로봇 경진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KAIST는 명현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1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로봇 분야 최대 규모 학술대회인 ‘2023 국제 로봇 및 자동화 학술대회’의 사족로봇 자율보행 경진대회에서 우승을 거뒀다고 6일 밝혔다.
KAIST는 한국을 포함한 미국, 홍콩, 이탈리아, 프랑스 등 총 11개 팀이 참여한 경진대회에서 총점 246점을 받아 2위인 MIT(60점)를 압도적인 점수 차로 따돌렸다. 대부분의 출전 팀들이 사람이 로봇을 직접 조종한 데 반해 KAIST는 자율보행 방식을 택했다. 대회 규칙상 자율보행으로 로봇을 구동할 경우 사람이 조작하는 원격 조작보다 4배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대회는 10m×20m 크기의 경기장에서 치러졌다. 15도 경사의 미끄러운 사각형 패널, 모래, 진흙, 물웅덩이를 모사한 장애물, 회전하는 파이프와 사각형 계단 등 다양한 장애물이 있는 코스였다. KAIST팀의 완주 시간은 41분 52초. 자율보행 방식이면서도 원격 수동조작을 위주로 한 팀들의 평균 완주 시간인 49분보다 빨랐다.
연구진은 “장애물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자율보행 로봇과 달리 사람이 조작해야 하는 원격조작 로봇은 통신 지연 등의 문제로 대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율보행 로봇이 우수한 성과를 거두면서 통신이 제한되는 극한·재난상황에 로봇을 투입할 경우 성공적인 임무 수행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자율보행 기술을 사용한 팀은 KAIST 외에도 이탈리아기술원(IIT) 팀이 있었다. KAIST 팀이 이탈리아 연구팀보다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자율보행 기술에 인공지능(AI) 학습법 중 하나인 심층 강화학습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주변의 시각 및 촉각정보를 인식하고 로봇의 동역학적 구조를 계산해 로봇이 한 발 한 발 떼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던 기존 방식과 달리 KAIST 팀은 시뮬레이터를 통해 로봇에 미리 다양한 환경 정보를 학습시켰다. 이에 따라 로봇이 직접 지형을 보지 않더라도 미리 학습한 결과를 통해 움직임이 빨라졌다. 사람이 익숙한 집에 사는 경우 한밤중에 깨어나도 화장실 위치를 찾을 수 있는 것처럼 로봇도 ‘블라인드 보행’이 가능한 것이다.
KAIST 로봇은 다른 로봇에 비해 오뚜기처럼 쓰러져도 곧바로 회복하는 ‘재회복’ 능력도 뛰어났다. 기존 로봇은 ‘넘어질 경우 왼쪽 다리를 뻗어서 몸을 회전시켜라’ 등의 고정된 프로세스가 적용돼 유연한 상황 대처가 어려웠다. 연구진은 로봇을 공중에서 떨어뜨려 다양한 추락 상황을 구현한 후 로봇이 다시 일어설 경우 보상을 주는 식으로 학습시켰다. 명 교수는 “로봇을 추락시킨 뒤 재회복 여부에 따라 보상이나 페널티를 주는 식의 학습은 처음 시도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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