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를 낳은 직원은 무조건 한 직급 승진시키고, 넷째가 태어나면 1년간 육아 도우미를 지원해주는 기업이 있다. 건설사업관리(PM) 중견기업인 한미글로벌로 이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김종훈 회장(74·사진)의 철학에 따른 것이다.
8일 한미글로벌에 따르면 이달부터 셋째를 낳은 구성원은 승진 연한이나 인사 고과 등 조건 없이 즉시 한 직급 승진한다. 넷째부터는 출산 직후 1년간 육아 도우미 비용을 100% 지원한다. 결혼을 앞둔 구성원에게는 주택자금대출을 최대 1억 원 지원한다.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서 자녀가 있는 지원자는 서류전형에서 가점을 받는다.
한미글로벌은 향후 10년 내 사내 출산율 2.0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아기 수)은 0.7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꼴찌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목표치다.
한미글로벌은 여성 구성원이 출산하면 법정 출산휴가(90일)와 별도로 30일의 휴가를 유급으로 주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연결해 6개월간 쉬도록 했다. 자녀를 2명 이상 낳는 경우 최대 2년의 육아휴직 기간을 근속연수로 인정해 휴직 중에도 진급 심사를 받을 수 있게 했다. 난임 치료·시술 실비는 횟수 제한 없이 회당 100만 원 한도로 지원한다.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구성원은 2년간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사내에 인구문제연구소를 운영하는 한편 지난해 저출산 고령화 대책 민간 연구소인 한반도미래연구원이 출범할 때 발기인 대표를 맡기도 했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로 대변되는 인구 문제는 지금 우리 세대가 해결해야 하는 사명”이라며 “기업 역시 시민사회의 한 축으로 책임의식을 갖고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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