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윤관석, 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어제 부결됐다. 윤 의원은 찬성 139표, 반대 145표, 기권 9표였다. 이성만 의원은 찬성 132표, 반대 155표, 기권 6표였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이 안 되면 부결된다. 이번 투표에 대해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찬성 당론을 채택했고, 민주당은 의원들의 자유의사에 맡겼다.
돈봉투 의혹이 터지자 윤, 이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이 됐다. 두 의원을 포함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 4건은 모두 부결됐다. 민주당에서도 ‘방탄 정당’이란 비판을 우려해 이번 두 의원 표결에선 가결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결과는 빗나갔다. 돈봉투 의혹 관련 검찰 수사는 윤, 이 의원을 넘어 돈봉투를 받은 혐의가 있는 의원 20명까지 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향후 체포동의안 대상에 거론되는 민주당 의원들의 위기감이 체포동의안 부결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윤,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고 해도 기소 자체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두 의원은 검찰 수사와 재판에 최대한 성실히 임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 일부에선 개인적인 수뢰가 아닌 사건까지 구속 수사할 사안인지에 대해 논란이 없지 않다. 더욱이 내년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인 만큼 검찰의 야당 표적 수사라는 정치적 시비는 불식되어야 할 것이다. 검찰이 탄탄한 법리와 확실한 증거 확보로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이유다.
민주당 관련 검찰 수사가 줄줄이 대기 중인 상황에서 앞으로도 체포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폐지는 이재명 대표가 기득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대선 때 약속한 공약이었다. 작금의 잇단 체포동의안 부결과 불체포특권 폐지는 양립할 수 없을 것이다. 민주당은 당 쇄신을 위해 구성할 혁신위원회에서 지금 상황을 성찰하고 진지하게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상습적인 방탄 정당이란 오명을 벗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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