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 용북중의 IB(국제 바칼로레아) 도입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가 전북의 IB 확산에 물꼬를 틀지 주목받고 있다. 전북 교육청은 지난 5월 화산중과 모현초 등 2개교를 IB 시범학교로 지정한 후 IB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범학교에 고교가 없고 시범학교 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부족해 IB 도입 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용북중은 지난 11일 IB 전문가인 하화주 서울 반포고 교감을 초빙해 IB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특강을 열었다. 하 교감은 IB의 바이블로 통하는 ‘IB를 말한다’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이다. 방학 중에 열린 특강에는 용북중 교사 전부와 도내 초중교 교장, 교감, 교사 및 도 교육청 장학사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 IB 도입은 다목적 포석
IB 시범학교도 아닌 용북중이 IB 도입에 나선 것은 지역 명문 중학교 위상 회복과 교육 주도 성장을 통해 남원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개교 74년을 맞은 용북중은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한 남원에서 선호하는 학교로 입학 경쟁률이 3대1에 달하지만, 운영 학급수는 학년당 2개 학급에 불과하다.
김대규 용북중 교장은 “용북중이 남원에서 최초로 IB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면 학교 발전과 함께 IB를 도입하려는 다른 학교에도 용기를 주고 인구 유입 촉매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IB로 인구 유입에 성공한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의 예를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표선면은 지역 소멸 위험 지역이었지만 초중고에 IB 프로그램을 도입한 후 인구 유입이 크게 늘었다. 표선초의 경우 몰려드는 학생을 감당하지 못해 모듈형 교실을 설치했고, 표선고는 폐교 위기에서 벗어났다.
● IB 학교 학폭 주는 등 변화 일어
IB는 진학 위주 한국 교육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1968년 시작된 IB는 160개국 6200여개 학교에서 운영 중인 국제 공인 교육프로그램이다. 한국에서는 대구와 제주에서 활발하고 서울, 경기, 부산, 전남, 전북 등에서 IB 도입을 위한 시범학교가 운영 중이다. IB를 도입한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이 도입 전에 비해 크게 줄고, 교사의 고민 1순위가 학부모 민원에서 학생의 성장 방안으로 바뀌는 등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김대규 교장은 “학교 재단이 IB 프로그램 도입에 적극적이고 학교 구성원들도 IB 도입으로 한 단계 도약을 이뤄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면서 “학생의 내적 성장을 이루는 데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는 IB를 잘 운영해 지방에서도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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