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값 떨어져 마트서 200g 5330원인데… 식당선 오히려 1만9253원으로 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8일 03시 00분


소비자들 “너무 비싸” 불만 쏟아져
식당주인들 “인건비-채소값 오른 탓”

최근 돼지고기 가격은 떨어지는데 식당 삼겹살 가격은 오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삼겹살 식당 앞을 행인들이 지나가는 모습. 뉴스1
최근 돼지고기 가격은 떨어지는데 식당 삼겹살 가격은 오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삼겹살 식당 앞을 행인들이 지나가는 모습. 뉴스1
이달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고깃집을 찾은 직장인 정모 씨(30)는 삼겹살 1인분(200g) 가격이 지난해 말 1만6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오른 걸 보고 당황했다. 지난주 대형마트에서 산 삼겹살 한 근(600g)은 지난해 말보다 500원 정도 쌌지만, 식당 고기값은 오히려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돼지·소 등 고기값이 소폭 떨어졌지만 식당 판매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선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등 운영비 부담을 가격 인상 이유로 들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원가가 떨어지는데 가격을 올리는 ‘눈속임 인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0월 돼지고기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0.2% 하락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식당에서 사 먹는 삼겹살과 돼지갈비 물가는 각각 2.8%, 4.3%씩 올랐다. 소고기 소비자 가격도 같은 기간 국산과 수입 각각 3.1%, 0.1%씩 내렸으나 외식 물가는 2.2% 상승했다.

고기값은 내렸는데 식당 고기 가격은 오르자 소비자들 사이에선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서울 시내 대형마트나 정육점에서 판매하는 삼겹살 200g 소비자가격은 6일 기준 5330원으로 1년 전(5514원)보다 약 3% 내렸다. 반면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9월을 기준으로 서울 외식 삼겹살 200g 가격은 1만9253원으로 약 2% 올랐다.

고기값은 같아도 1인분 중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사실상 가격 인상에 나선 식당도 적지 않다. 과거 대다수 식당에서 돼지고기 1인분 정량을 200g으로 내걸었다면 최근엔 150∼180g으로 정하는 식당이 늘고 있다. 직장인 김모 씨(26)는 “은근 슬쩍 1인분 정량을 20∼30g씩 줄이면서 안내도 없는 식당이 많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식당 사장들은 인건비와 전기·수도·가스 요금 등 운영비 상승 부담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들이 주로 쓰는 ‘일반용 전력(갑) 저압전력’ 기준 요금은 지난해 여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kWh(킬로와트시)당 28.5원 인상되며 지난해보다 17.3% 부담이 커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7일 기준 적상추 상품 100g 소매가격은 1142원으로 1년 전(956원)보다 약 19% 오르는 등 부자재 가격도 오름세다.

박영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장은 “통상 식자재는 식당 전체 지출의 40% 정도로 인건비와 전기료 등 유지비 비중이 크다”며 “채소 등 밑반찬 재료값 상승까지 겹치며 주 메뉴 가격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삼겹살#식당 고기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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