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단체채팅방에서도 비판 쏟아져
일부 의원들은 “산뜻하다” “디자인 마음에 든다” 옹호
금주 의원총회에서 집중 질타 이어질 듯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현수막 시안이 ‘청년 비하’ 논란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의 단체채팅방도 관련 내용을 둘러싸고 들끓었다. 친명(친이재명) 비명(비이재명) 계파 구분 없이 20여 명의 의원들이 부적절한 내용이라고 지적한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산뜻하다”며 옹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17일 민주당 현수막 시안이 보도된 뒤 민주당 의원 전체가 참여하는 채팅방에서도 관련 내용을 비판하는 의견이 이어졌다.
김영배 의원은 “이런 중요한 사항은 최소한 의총에서 보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중앙당에서 그냥 공문처리할 사항이 아니지 않을까. 지도부에서 논의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중진 우원식 의원은 “우리가 이런 사회를 지향한다니 동의할 수 없다”고 적었고, 진성준 의원도 “민주당의 가치와 지향을 포기하는 것은 맹목적인 대중추수주의”라며 “현수막 시안의 문안과 디자인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남인순 의원도 “청년 당원들의 항의가 많다”고 우려를 전했다.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도 나왔다. 백혜련 의원은 “이미 각 지역위원회에 현수막 게첩 지침이 내려간 것 같은데 최종 결정될 때까지 게첩을 미루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고, 김영주 의원도 “어려운 경제 현실에서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의도에서 나왔을 거라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의원총회에서 거론되기 전에 언론에 정보가 나간 것도 문제”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고민정 최고위원은 “문구는 예시로 올려놓은 것 아니겠느냐”며 “최근 정치 현수막에 대한 비난이 상당한 가운데 디자인 자체는 민주당의 산뜻함과 에너지. 젊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하기도 했다. 황희 의원도 “개인적으로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며 “정치권에서 쏟아지는 현수막의 내용으로 차별한다는 게 한계가 많다. 오히려 디자인의 차별성이 당의 좋은 이미지로 다가설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당 홍보위원장인 한준호 의원은 “다음 주 화요일(21일) 의원총회에서 자세히 설명드릴 예정이었다”며 “민주연구원과 함께 준비한 캠페인 중 티저 광고의 한 부분이 일부 유출되어 혼란을 일으킨 점 죄송스럽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민주당 사무처는 17일 전국 시·도당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2030세대에 집중한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더민주 갤럭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히며 티저 현수막 시안을 공개했다. 현수막 시안에는 ‘나에게온당’,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의 문구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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