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한 유기동물 보호소 지원 나선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 “80마리 유기견 아빠에서 4500마리 보호자 됐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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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Animal Rights Advoc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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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구조단체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는 회원들과 함께 영세한 보호소 48곳을 후원하는 일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동물구조단체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는 회원들과 함께 영세한 보호소 48곳을 후원하는 일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사단법인 ‘팅커벨 프로젝트’가 운영난에 처한 유기동물 보호소를 돕기 위해 나섰다.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는 회원들과 함께 올봄부터 영세한 보호소들을 후원하는 일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사료 전문기업 우리와주식회사와 함께
48곳 보호소 돕는 일 시작
팅커벨 프로젝트는 2013년 설립돼 10년째 활동 중인 동물구조단체다. 안락사 위기에 놓인 유기견, 유기묘를 구조해 돌보면서, 이들이 새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돕는다. 매월 20여 마리의 유기동물을 입양 보내고 있으며 지금까지 입양 보낸 유기동물은 2000마리가 넘는다.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와 회원들은 올해 또 다른 일을 더했다. 운영난을 겪고 있는 전국의 영세한 유기동물 보호소들을 적극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황 대표는 “2018년부터 꾸준히 지방의 유기견 보호소를 도왔지만, 좀 더 체계적으로 여러 곳을 도울 수 없을까 고민했다. 지난해 연말 팅커벨 프로젝트 정회원 대상으로 총회를 열었는데, 형편이 어려운 유기동물 보호소들을 돕는 데 나서기로 마음을 모았다”라고 전했다.

팅커벨 프로젝트는 반려동물 사료 전문기업 우리와주식회사와 협약을 맺고, 도움이 필요한 보호소에 사료를 후원하는 일을 시작했다.

“우리와주식회사에서 사료를 염가로 공급받아 한 달에 2곳씩 정기적으로 후원하는데, 보호소 총 48곳을 선정해 2년에 한 번은 후원 대상이 되도록 했어요. 한 번 후원할 때 사료의 양은 한 곳당 보통 500kg, 많게는 1톤으로 현재까지 12톤이 지원됐죠. 사료를 후원할 때 회원들이 병원비도 십시일반으로 모아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호소 홀로 운영하며
경제적인 어려움이 큰 곳 많아
김해 똥강아지공화국에서 돌보고 있는 유기견들(왼쪽), 올해 팅커벨 프로젝트는 이곳에 정기 후원으로 사료를 제공했다.
김해 똥강아지공화국에서 돌보고 있는 유기견들(왼쪽), 올해 팅커벨 프로젝트는 이곳에 정기 후원으로 사료를 제공했다.
올해 4월 첫 번째 사료 정기 후원을 받은 곳은 전북 익산의 하얀강아지 보호소와 서울 강북 파랑새쉼터다. 하얀강아지 보호소는 50대 후반 소장이 홀로 20년째 운영 중인 유기견 보호소다. 100여 마리의 개가 이곳에서 생활 중인데, 아픈 아이들의 병원비가 밀려 경제적인 어려움이 크다. 강북 파랑새쉼터는 고양이 96마리와 개 2마리가 지내는 곳이다. 신부전, 구내염 등을 앓는 고양이들이 많다 보니 이곳 역시 병원비 부담을 적잖이 지고 있다. 김해 똥강아지공화국, 대전 시온쉼터, 거제 몽돌쉼터, 양천 길동이하우스, 목포 고양이사랑방 등도 정기 후원을 받았다. 다른 보호소들도 돌보는 유기견, 유기묘들의 숫자만 다를 뿐 사정은 거의 비슷하다.

48곳 보호소 대상으로 정기 후원 외에 급박한 사정에 처했을 때 긴급 후원을 요청하도록 했는데, 올해 긴급 후원을 받은 곳이 35곳에 이른다. ANF, 이즈칸, 웰츠 등을 만드는 우리와주식회사가 긴급 후원을 도맡아 1월부터 11월 현재까지 30톤에 달하는 사료를 기부해 줬다.

48곳 보호소의 형편이 나아질 수 있도록
돕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어
여수 강지냥이 쉼터. 영세한 보호소 대부분이 소장의 사비로 운영되고 있어 경제적인 어려움이 크다.
여수 강지냥이 쉼터. 영세한 보호소 대부분이 소장의 사비로 운영되고 있어 경제적인 어려움이 크다.
“후원을 받는 곳의 소장님들이 정말 고마워하시죠. 그럴 때마다 저희가 뿌듯함도 느끼고요. 후원 대상 48곳 보호소에 머무는 유기견, 유기묘가 4500마리 정도 돼요. 그동안 팅커벨 프로젝트에서 보호 중인 80마리 아이들의 보호자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4500마리의 보호자가 된 거죠. 후원받는 보호소의 아이들도 저희가 직접 구조해 보호하는 아이들과 똑같이 느껴져요.”

한편, 팅커벨 프로젝트는 사료 후원을 받는 보호소 48곳의 형편이 나아질 수 있도록 돕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대전 나무쉼터에 후원된 긴급 구호사료.
대전 나무쉼터에 후원된 긴급 구호사료.
“작은 보호소들은 소장 한 사람이 살림을 도맡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온종일 동물들을 돌보는 일만으로도 벅차니까 단체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죠. 단체명의 통장을 발급받아 후원받을 수 있도록 임의단체 등록 절차를 돕고 있어요. 갑자기 힘든 일이 닥쳤을 때 달려가서 돕기도 하죠.”

황 대표는 팅커벨 프로젝트가 시작한 사료 후원 프로젝트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팅커벨 프로젝트도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저희보다 더 어려운 곳은 꾸준히 도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전국에 이렇게 영세한 보호소들이 300곳이 넘는다고 추정돼요. 저희가 이들을 모두 도울 수는 없지만, 팅커벨 프로젝트의 움직임을 보고 서로 돕는 분위기가 확대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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