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지원실장 연봉이 개발부서장 2.5배”… 9월 합류한 경영진, 방만-부실 공개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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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경영지원총괄 발언 논란
“특정부서 견제없이 독주” 직격
‘준법신뢰위원회’ 유일한 사내위원

카카오에 두 달 전 합류한 네이버 공동창업자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사진)이 회사 내부의 방만한 경영 체계와 부실한 의사 결정 구조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김 총괄이 사내 회의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제보가 들어와 회사 측이 경위를 파악하던 중 나온 폭로여서 내부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총괄은 28일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7월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과 만나 인사와 감사 측면에서 잘못된 부분을 과감하게 고쳐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경영진 혹은 측근에게 편중된 보상,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견제 없는 특정 부서의 독주, 만연한 불신과 냉소,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비리 제보 문제, 제주도 본사 부지의 불투명한 활용 등 이야기를 듣다 보니 끝이 없었다”면서 자신이 카카오에 합류한 배경을 설명했다.

김 총괄은 9월부터 카카오의 ‘컨트롤타워’ 격인 CA협의체에 합류했고 최근 외부 감시기구로 출범한 ‘준법과 신뢰 위원회’의 유일한 사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계열사 경영진 인사와 사내 결재 체계 등을 개편하는 작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김 총괄은 특히 카카오의 경기 안산시 데이터센터(IDC)와 서울 도봉구에 설립 예정인 K팝 공연장 ‘서울아레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의혹을 문제 삼고 있다. 카카오는 한 업체와 2개 사업에서 4444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김 총괄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관리 직원이 30명 미만인 한 경영지원 부서 실장급이 그보다 경력이 많은 시스템이나 개발 부문 부서장 연봉의 2.5배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20억 원이 넘는 고가의 골프장 법인회원권을 보유한 사실도 방만경영 사례로 언급했다. 그는 “모든 공동체 골프 회원권 현황 파악을 요구했더니 계속 미적대다 한 달 가까이 돼서야 보고를 하더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카카오는 김 대표의 게시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카카오는 22일 카카오 내부 회의 중 김 총괄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알려진 데 대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다.

김 총괄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경영 체계를 지적하기 위한 발언이었고 회의 현장에서 3차례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건설 사업과 관련해 감사를 받는 쪽에서 (당시 발언 문제를) 익명으로 제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회사 내부 문제와) 배경을 공개적으로 올린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지원실장#연봉#방만#부실#공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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