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해소-이미지 개선 위해
법무-경영지원 등에 외부인사 영입
‘쪼개기 후원’ 연루 임원들 옷 벗어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 해체… 전임 구현모 이미지 지우기 분석
KT 김영섭 대표가 취임 후 첫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권 카르텔’ 논란으로 진통을 겪은 만큼 상무보 이상 임원 수를 약 20% 줄이고, 일부 부서를 통폐합하는 등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한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선 모습이다.
KT는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을 해체하고, 기존의 정보기술(IT) 부문과 융합기술원(R&D)을 통합한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했다. 신설된 기술혁신부문장(CTO)에는 오승필 부사장을 영입했다. 오 부사장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MS), 현대카드 등을 거친 IT 전문가로, KT그룹의 인공지능(AI) 등 핵심 사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된다. 기술혁신부문 산하에 신설되는 ‘KT컨설팅그룹’은 삼성SDS, 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을 거친 정우진 전무가 이끌게 됐다.
KT는 그룹트랜스포메이션의 해체 사유로 다른 사내 조직과 역할이 중복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2021년 구현모 전 대표가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신설하고 윤경림 사장이 부문장을 맡았던 부문인 만큼 ‘구 전 대표 이미지 지우기’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동시에 경영지원부문 및 경영기획부문 산하에 있던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인사책임자(CHO) 등을 CEO 직속으로 편제해 경영지원 기능을 강화했다.
KT는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고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법무·윤리(감사)·경영지원 부서장에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특히 경영지원, 법무 부문은 검찰과 정치권 출신이 발탁되면서 눈길을 끈다. 홍보 및 대외협력을 총괄하는 경영지원부문장(CSHO)은 계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등을 지낸 임현규 부사장이 맡았다. 임 부사장은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선 당시 정책홍보단장을 맡았고, 2013년 KT에서 비즈니스서비스추진실장 및 부사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법무실장(부사장)은 2016∼2017년 당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보 중 한 명으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수사를 맡았던 검사 출신 이용복 변호사(법무법인 대륙아주)를 선임했다.
내부에서는 커스터머 부문 직무대리였던 이현석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마케팅 총괄을 맡게 됐고, 대구·경북광역본부장 안창용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엔터프라이즈 부문장으로 보임됐다.
임원 수는 20% 가까이 줄였다. 상무 이상 임원은 98명에서 80명으로, 상무보는 기존 312명에서 264명으로 줄었다. 특히 특정 하청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나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임원들이 대거 옷을 벗었다. KT 측은 “임원들의 퇴임 수순으로 활용됐던 기존의 관행을 폐지하고 온전하게 KT그룹 관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문성과 역량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인사를 배치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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