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IT 위축속 ‘전장’ 최대 실적
삼성 하만, 영업익 1조 돌파 전망
LG전자 VS본부, 매출 10조 예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새 먹거리로 키우는 전장(자동차 전기 및 전자장비) 사업이 불경기 속에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가전 수요 위축 등에 따른 정보기술(IT) 보릿고개 속에서도 전장 사업은 역대급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자회사 하만과 LG전자의 전장사업 담당인 VS사업본부가 각각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만의 올 1∼3분기(1∼9월) 누적 영업이익은 8300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인 8800억 원에 근접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조4700억 원으로 전년 동기(9조5900억 원)보다 9% 증가했다. 올 3분기까지 하만의 실적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22%, 매출의 5.5%를 차지했다.
하만의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은 3000억 원 수준이 예상돼 연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 매출도 지금 추세대로면 지난해(13조2100억 원) 기록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만은 올해 디지털 조종석(디지털화한 자동차 운전 공간)과 차량용 오디오, 커넥티비티, 디스플레이 등에서 높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고급 차량 중심의 수주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가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전장 사업을 낙점하면서 2013년 출범한 LG전자 VS사업본부도 지난 10년간의 투자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VS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은 8조6496억 원이었는데,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10조 원 돌파가 예상된다.
VS사업본부의 올해 영업이익은 17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지난해 영업이익(1696억 원)보다 더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차량용 조명 시스템,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장치) 등 미래차 핵심 부품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특히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LG전자의 올해 말 수주 잔액은 100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불황과 가전 수요 위축 등 실적에 좋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장의 성장은 그나마 위안”이라며 “양 사 모두 코로나19 기간에 전장에 많은 투자를 했는데 그 성과가 빛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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