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매각 주관사로 라자드 선정
매각 가격 3000억원 안팎 예상
동원-CJ, 인수땐 확고한 1위 오를듯
국내 ‘빅3’ 김 제조사 중 하나인 성경식품이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연평균 10%가량 성장하는 글로벌 김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내외 기업 간 각축전이 예상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성경식품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어펄마캐피탈은 라자드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매각 가격은 3000억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어펄마는 2017년 1510억 원에 성경식품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인수 당시 600억 원대였던 매출은 지난해 973억 원으로 늘며 연평균 7% 이상 성장했다. 올해는 창사 후 처음으로 매출이 1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경식품의 성장세는 글로벌 수출 물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인수 당시 0.8%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 비중은 올해 40% 이상으로 늘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김 수출액도 급증한 것이다. 이는 2010년대 들어 K컬처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영향이 컸다. 저열량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데다 김부각, 김스낵 등의 간식이 인기를 끌면서 김 수요가 크게 늘었다. 최근 미국에서 냉동 김밥 열풍이 불면서 김 수출이 급증했고, 국내 업체들이 현지 취향에 맞춘 다양한 김 스낵을 개발한 것도 한몫했다.
이에 따라 2018년 5억2300만 달러(약 6729억 원)였던 김 수출 규모는 올해 11월 말 기준 7억3300만 달러(약 9484억 원)로 늘었다. 해양수산부는 김 수출액이 올해 사상 처음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김 시장은 2018년 141억 달러(약 18조 원)에서 올해 211억 달러(약 27조 원)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10년간 글로벌 김 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면서 국내외 기업들이 성경식품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성경식품의 매각 향배에 따라 국내 김 시장 순위가 바뀔 수 있다. 국내 김 시장은 동원, CJ, 성경식품이 각각 20% 내외의 시장 점유율을 나눠 갖고 있다. 동원이나 CJ가 성경식품을 인수할 경우 확고한 1위 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다. 동원은 최근 사업 확장을 위해 한국맥도날드, HMM 등의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이다. 앞서 CJ도 2019년 김 제조사인 삼해상사를 인수하는 등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해외 식품업체들이 K푸드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성경식품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미 식품업체인 몬덜리즈, 허쉬나 유럽의 네슬레, 페레로 등이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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