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지난달 1.65달러… 6.45% 올라
‘업계 바로미터’ 마이크론 깜짝 실적
AI 스마트폰 올해부터 본격 개화기
출하량 2027년 10배 넘게 늘어날듯… 업계 “모바일 회복 업고 훈풍 기대”
지난해 12월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6%대 상승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세계 메모리 3위 업체 미국 ‘마이크론’이 깜짝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반도체의 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2월 D램 범용제품(PC향 8Gb 2133MHz)의 평균 고정거래가격(기업 간 거래 가격)은 1.65달러로 전월 대비 6.45% 올랐다. 지난해 11월 증가율(3.33%)의 두 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D램 가격은 지난해 10월 가격이 두 자릿수(15.38%) 상승하며 27개월 만에 반등을 시작한 뒤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앞서 해당 제품 가격은 2021년 4.10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을 맞아 지속 하락해 지난해 8월 1.30달러까지 떨어졌다.
또 다른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 범용제품(메모리카드·USB향 128Gb MLC)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4.33달러로 전월 대비 6.02% 올랐다. 상승 폭도 전월(5.41%) 대비 커졌다. 낸드 제품도 지난해 10월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1.59% 오르며 반등세를 이어왔다.
반도체 시장의 훈풍 신호는 지난해 12월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발표 때부터 본격적으로 감지됐다. 지난해 12월 20일(현지 시간) 마이크론은 2024년 회계연도 1분기(9∼11월) 실적 발표에서 47억2600만 달러(약 6조14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월가 평균 예상치(45억85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통상 마이크론의 분기 실적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먼저 발표돼 반도체 업계의 바로미터라 불린다. 이에 지난해 12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산타 랠리’를 이어갔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이 최종 시장 전반에 걸쳐 엄청난 기회를 촉발시키고 있다”며 “2024년 내내 비즈니스 펀더멘털(기반)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5년에는 메모리 시장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반도체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 기대하는 가장 큰 요인은 AI 스마트폰이다. AI 스마트폰이 대거 출시되면서 팬데믹 이후 경기 침체로 위축됐던 모바일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앞서 2022년 4분기(10∼12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지난해 2분기(4∼6월) 삼성전자의 감산 효과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반도체 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이달 17일 평년 대비 한 달가량 일찍 출격하는 삼성전자의 온디바이스(내장형) AI 스마트폰 ‘갤럭시S24’에 동시통역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통상 하반기(7∼12월) 신제품을 발표해 온 애플도 ‘아이폰16’에 생성형 AI를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이 이미 지난해 10월 AI 스마트폰인 ‘픽셀8’ 시리즈를 출시했지만, 올해 AI 스마트폰의 본격 개화기가 시작되는 셈이다.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AI 스마트폰의 혁신성 정도에 따라 첫 스마트폰, 폴더블 스마트폰이 등장했을 때만큼의 시장 반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AI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4700만 대에서 2027년 5억2200만 대로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AI 스마트폰의 점유율도 지난해 4%에서 2027년 40%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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