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피습]
李피습후 경찰 240명 韓경호 투입
與, 총선 99일 앞 정치적 파장 주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피습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이날 오후 예정됐던 ‘대구·경북 신년교례회’ 참석 일정을 취소했다. 뒤이어 당내엔 ‘불필요한 발언 자제령’이 내려졌다. 여당은 4·10총선을 99일 앞두고 발생한 이 대표 피습에 당혹을 금치 못하는 가운데 사건의 파장이 선거 정국에서 어떻게 번질지 주시하는 모습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대전시당 신년인사회 행사에서 “야당의 대표가 백주대낮에 피습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대표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엄정한 사실 확인과 처벌을 요구하는 것, 전혀 흔들리지 않는 것, 만약 내가 습격당했을 때처럼 생각해주는 것이 국민의힘이라는 수준 높은 정당이 동료 시민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참석한 당원들이 “쇼입니다”라고 외치자 손을 들어 제지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보수 심장’인 대구·경북시당 신년인사회에선 “이곳 대구는 저의 정치적 출생지 같은 곳”이라며 “대구·경북은 우리 당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정말 어려울 때 끝까지 우리를 지켜준 우리의 기둥”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평소와 달리 넥타이를 풀고 단상에 오른 뒤 의자 위에 올라가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후 한 위원장은 이날 저녁 일정을 취소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예기치 않은 유감스러운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일정을 최소화한 조치”라고 했다. 이 대표 피습 여파로 한 위원장 경호에 대구 경찰 240명이 투입됐다.
한 위원장은 이날 취재진이 ‘병문안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제 마음이야 당연히 지금 언제든지 (일정을) 중단하고 가고 싶은데 이런 상황에서 방문하는 게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치료 상황을 보고 일정을 맞춰 보겠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3일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리는 신년인사회와 민경우 전 비대위원의 노인 폄하 논란에 대해 사과하기 위한 대한노인회 방문 일정 등을 소화할 계획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어서도, 용납될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여당은 피습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이 대표의 쾌유 기원 외에 불필요한 발언은 자제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여당은 ‘김건희 특검법’ 등 현안에 대한 야당의 비판에 대한 대응도 당분간 자제할 방침이다. 여권에선 2006년 5·31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 피습 사건처럼 선거 정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당내에는 “한동훈 비대위의 컨벤션 효과가 가려질 수 있다”는 분위기가 있지만 역풍을 우려해 총선 셈법을 언급하는 것은 꺼리는 기류다. 당 관계자는 “‘한동훈 컨벤션’ 효과를 잠식할 수준인지 파장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