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의 질주… 국내 순자산총액 120조 돌파, 1년새 54%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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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F시장 높은 성장세 지속
작년 신규상장 160개 역대 최다
日평균 거래대금, 코스피 33% 차지

지난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이 42조 원 넘게 급증하며 120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에 신규 상장한 ETF 수도 역대 최대치로 집계되는 등 ETF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운용사들은 천편일률적인 상품에서 벗어나 ‘이색 테마 ETF’를 출시하거나 ETF 브랜드를 교체하고, 새로운 인력을 확보하는 등 투자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차별화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 ETF 전성시대… 1년 새 순자산 54% 급증


4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2023년 ETF·상장지수증권(ETN) 시장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121조657억 원으로 2022년 말(78조5116억 원) 대비 54.2% 증가했다. 지난해 신규 상장된 종목은 160개로 2002년 ETF가 처음 출시된 이후로 가장 많았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2078억 원으로 전년(2조7828억 원) 대비 15.3% 늘었다. 이는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 폭(6.6%)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ETF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은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의 33.4%로 전년(30.9%) 대비 2.5%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설정·환매를 통해 연간 누적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종목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로 5조8214억 원이 유입됐다. 금리 상승으로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수요가 몰리며 금리형 ETF로 자금 유입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ETF 평균수익률은 15.4%로 평균수익률이 상승한 종목(518개)이 하락한 종목(134개)에 비해 4배 가까이 많았다.

● 차별화 위해 브랜드명까지 바꾼다


최근 ETF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상품 차별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다른 회사 ETF와 비슷한 콘셉트의 상품을 출시하거나 심지어는 거의 유사하게 따라 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운용사들은 투자자들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 지수형, 주식형 ETF 외에도 채권형, 만기매칭형(존속기한형), 파킹형 등 다양한 형태의 ETF를 출시하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K팝, K푸드, K메디테크 등을 테마로 한 ETF들을 선보이는가 하면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방산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출시하기도 했다.

타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ETF 브랜드를 교체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한투운용은 ETF 브랜드명을 KINDEX에서 ACE로, 신한자산운용은 SMART에서 SOL로 변경했다. 두 자산운용사 모두 브랜드명 교체를 통해 이전보다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인력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한투운용은 국내 펀드 시장에 ETF를 처음 들여온 배재규 전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을 2022년 대표로 발탁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 역시 2018년 ETF 인력 강화를 위해 당시 한투운용에 몸담고 있던 김현빈 ETF투자본부장을 영입했다. 신한자산운용도 ETF사업본부 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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