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연간 매출 30조 원, 영업이익 2조 원을 넘겼다. 지난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고금리 장기화에 수요 부진이 맞물리며 올해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요가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33조7455억 원, 영업이익 2조163억 원을 거뒀다고 잠정 실적을 9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1.8%, 영업이익은 78.2% 각각 성장했다.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분할해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매출 17조8519억 원) 이후 꾸준히 몸집을 키워 오고 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만 떼어 살펴보면 매출 8조14억 원, 영업이익 3382억 원으로 시장 전망을 하회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매출 8조4593억 원, 영업이익 5877억 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이마저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 2501억 원을 빼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881억 원으로 줄어든다.
지난 분기 실적 부진은 지난해 하반기(7∼12월)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며 배터리 수요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에 쓰는 소형 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수요도 기대에 못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생산공장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1분기(1∼3월) 77.7%, 2분기(4∼6월) 74.8%, 3분기(7∼9월) 72.9%로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4분기에도 하락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배터리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주문을 줄이는 움직임이 상반기(1∼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배터리 가격 하락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 격차를 줄여 전기차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과 같이 전기차 보급이 더딘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한 두 번째 공장이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배터리 하강 국면에서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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