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19남북군사합의 이행 차원에서 북한군 감시초소(GP)를 완전히 파괴하기로 했지만 실제론 GP 중 지하시설은 파괴하지 않은 것 같다고 신원식 국방부 장관(사진)이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9·19합의 체결 후 북한군 GP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정부가 남북 평화 기류를 이어가기 위해 제대로 된 검증 없이 북한 GP가 ‘완전 불능화’됐다고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신 장관은 10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지난해 11월 9·19합의의 전면 파기 선언 직후 복원에 착수한 비무장지대(DMZ) 내 남북 근접 GP 11곳의 상황에 대해 “북한은 (2018년 당시 지상) 감시소만 파괴하고 지하는 전혀 손을 안 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지하시설은) 바로 수리하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라며 “당시 다 파괴됐다면 지금쯤 지하 공사를 다시 해야 했는데, 공사 징후는 없다”고도 했다.
2018년 12월 당시 군 당국은 남북이 상호 검증을 통해 양측 GP 불능화를 최종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 이후 최근까지 북한이 지하시설을 제대로 파괴하지 않았을 것이란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런 가운데 현직 국방부 장관이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일 것이라고 밝힌 것.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지하시설까지 폭파하지 않고 어느 정도 보존했다는 근거가 다수 있으니 신 장관이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2018년 12월 국방부는 “남북은 공동검증반 154명이 참여한 가운데 GP 파괴 현장을 상호 검증했다”면서 “지하시설은 출입구 부분과 감시소, 총안구(화점) 연결 부위가 폭파되거나 매몰됐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북측 GP가 감시초소로서의 임무 수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했고 불능화가 달성됐다고 판단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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