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대표를 지낸 김무성 전 국회의원(73·6선)이 15일 “타락한 정치와 국회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22대 총선에 부산 중-영도 선거구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전 대표는 19대·20대 국회에서 부산 영도 지역구 의원을 지냈고 21대 총선에는 불출마했다. 당내에선 “김 전 대표 출마로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올드보이의 귀환’ 프레임에 묶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진영 간의 극한대립이 우리 사회를 정신적 분단상태로 만들었다”며 “합의민주주의, 숙의민주주의를 복원시켜야 한다는 공적인 사명감을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거 때마다 40% 가까운 물갈이를 하고 세대교체를 했는데 정치가 발전하기는커녕 더 나빠지지 않았나”라며 “ 그래서 정치 질서를 좀 바로 잡아야 되겠다는 마음으로 출마 결심을 굳혔다”고 했다. 부산 중-영도 지역구는 국민의힘 출신 무소속 황보승희 의원이 일찍이 불출마 선언을 했다.
김 전 대표는 “외람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정치 경험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선거 경험이 없는 분들”이라고도 했다. 당에 자신의 경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 그는 “후배들이 잘 한다면 제가 이런 일을 벌이면 안 되지만 너무나 잘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나섰다”며 “누군가는 이것을 바로 잡아야 하는데 오랜 고민 끝에 제가 그 역할을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 공천에서 자신의 지론인 상향식 시스템 공천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낙하산으로 비치는 전략공천을 배제하고 지원자들의 경선으로 공천을 결정하자는 것. 김 전 대표는 “지금 당 분위기가 전략공천 쪽으로 많이 흘렀다”면서 “우리 지역도 출마하겠다는 사람들이 서로 자기가 전략공천을 받는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이 분열로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가 왔는데 공천 파동이 나면 선거에서 진다”고 경고했다.
김 전 대표는 ‘올드보이’에 대한 비토론을 의식한 듯 “나이나 선수를 갖고 일률적으로 ‘컷오프(공천 배제)‘를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당한 컷오프에 가만 있으면 불이익에 끌려가고 동조하는 것”이라며 경선 배제 시 무소속 출마도 시사했다.
다만 당내에선 김 전 대표의 출마에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한 부산 지역 여당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가 민주당을 향해 ‘586 운동권’ 청산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런 공격 포인트 하나가 상실되는 판”이라고 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중진은 당 쇄신을 위한 조언해주고 병풍이 되어줘야 하지 않느냐”며 “박지원 전 국정원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출마하는 민주당과 똑같은 모습을 만드는 게 옳은 건가 싶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여러 가지를 보고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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