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살 때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탐색하는 데에는 시간과 노력이라는 비용이 소요된다. 이때 개인의 정보 접근성과 활용 능력은 탐색 비용의 크기를 좌우한다. 그러나 보험상품의 경우 구조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대다수 소비자가 비교·탐색하는 데 한계가 있어 주로 설계사들의 ‘푸시 마케팅(Push Marketing)’으로 판매가 이루어진다. 능동적으로 상품을 탐색해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자는 추천받은 상품이 자신에게 최적인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판매자 편향, 불완전판매, 민원 등 보험모집시장의 많은 문제점도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올해 1월부터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 개인에게 적합한 보험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이 같은 보험소비자들의 의구심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즉,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개인의 행동 및 성향을 파악하고 이들에게 노출된 위험 평가를 기반으로 적합한 상품을 추천함으로써 소비자들의 편의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플랫폼의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시장 활성화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더불어 시장 경쟁구조 왜곡 및 소비자 피해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많은 보험회사가 참여해 다양한 상품을 공급함으로써 소비자 효용을 높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서비스 시행 초기에는 단기보험,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저축성보험 등 온라인 상품으로 한정돼 당초의 기대와는 다르게 시장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 보험회사는 플랫폼이 새로운 판매 채널로 등장하는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행위를 요구하거나 공정경쟁이 저해될 것을 우려하며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 한편 소비자의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플랫폼 업체에 제공한 개인정보의 오남용 가능성 통제 및 상품 추천 메커니즘에 대한 신뢰 구축도 선결돼야 할 과제로 꼽힌다.
결국 금융감독당국은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시범 운영 과정에서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 남용, 알고리즘 편향 등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한 규제 장치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상시 점검해야 한다. 또 소비자 편익 제고를 위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시장참여자들과 함께 발굴해 갈 필요가 있다. 보험회사도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시행을 계기로 상품 구조와 전달 방식을 혁신해 소비·추천자의 효용을 높이고 보험산업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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