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美대선 백과사전]〈4〉 선거인단 제도
인구따라 배정된 州대의원에 투표
이긴측이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
한국을 포함한 세계 대다수 민주주의 국가는 국민이 직접 최고지도자를 뽑는다. 미국 대선은 직선제와 간선제를 혼합한 독특한 체계다. 우선 미 50개 주(州) 유권자는 11월 5일 대선일에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대의원에게 투표한다. 이 1차 직선제 투표에서 이긴 측이 해당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 방식이다.
이 과정을 통해 선거인단 총 538명 중 과반(270명)을 확보한 후보가 대선 승자가 된다. 이 270명을 ‘매직 넘버(magic number)’라고 부른다. 모든 주의 개표가 끝나지 않아도 상대 후보가 매직 넘버를 확보하면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 관례다. 형식적이지만 538명의 선거인단이 12월 17일 사전에 지지 의사를 밝혔던 후보에게 투표하면 대선의 모든 일정이 끝난다.
이 같은 선거인단 제도와 승자독식 체계는 특성상 많은 사표(死票)를 발생시킨다. 일각에서는 ‘더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이긴다’는 민주주의 기본 정신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2016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2000년 민주당 앨 고어 후보는 전체 득표 수에서 앞섰지만 선거인단이 많이 배정된 주에서 승리하지 못해 고배를 마셨다. 당시 클린턴 후보와 고어 후보는 상대 후보보다 각각 약 287만 표, 약 54만 표를 더 얻었지만 선거인단에서는 각각 77명, 5명씩 뒤졌다. 특히 클린턴 후보는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주 등 선거인단이 많은 주에서 패했다.
주별 선거인단 수는 각 주의 인구로 정한다. 50개 주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는 전체 538명의 10%가 넘는 54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된다. 이어 텍사스주(40명), 플로리다주(30명), 뉴욕주(28명), 일리노이·펜실베이니아주(각 19명) 순이다. 델라웨어, 와이오밍, 알래스카주 등은 각 3명뿐이다.
올해 대선부터는 2020년 기준 인구 통계가 적용된다. 4년 전과 주별 선거인단의 수가 많이 달라져 양당의 유불리 계산이 한창이다. 공화당 텃밭으로 꼽히는 텍사스주는 선거인단이 2명 늘었다. 민주당 강세 지역인 캘리포니아주, 뉴욕주는 각 한 명씩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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