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2주 동안 우주로 여행을 떠난다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20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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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여행 무작정 따라하기/에밀리아노 리치 지음·최보민 옮김/332쪽·2만2000원·길벗

매일 밤, 하늘에 떠 있는 달을 여행한다면 어디를 가봐야 할까. 이 책의 저자는 달 용암평원의 남서쪽에 위치한 ‘고요의 바다’를 꼽는다. 1969년 7월 지구가 아닌 다른 천체에 인류가 첫발을 내디딘 역사적인 그 장소 말이다. 달에는 바람이나 비가 없기 때문에 당시 아폴로 11호에서 내린 닐 암스트롱(1930∼2012)의 발자국이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라며 사진 인증 장소 등도 추천한다.

이 책은 2주 동안 우주여행을 계획하는 지구인들을 위한 여행 계획표다. 달부터 안드로메다은하까지 각 우주별 특징을 여행안내서라는 콘셉트로 쉽게 풀어 쓴 게 특징이다. 이탈리아의 과학 전문 커뮤니케이터인 저자는 물리학과 천문학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이탈리아 ‘과학 대중화 부문 국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자는 화성의 경우 태양계 ‘최고’ ‘최대’ 등의 타이틀을 가진 자연경관이 즐비하다며 꼭 들러야 할 여행 코스로 추천한다. 우선 태양계에서 가장 높고 넓은 산인 ‘올림포스산’을 가봐야 한다. 이 산의 높이는 화성의 기준면 위로 22km에 달하며 지름은 600km가 넘는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인 해발고도 8848m의 에베레스트산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다만 화성은 중력이 지구의 3분의 1에 불과해 등산이 비교적 수월할 것이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행성계에서 가장 큰 충돌 크레이터(구덩이)로 지름이 3300km에 이르는 유토피아평원도 화성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조금 더 멀리 떨어진 토성은 아쉽게도 지구인이 착륙하기가 어렵다. 가스행성이라 착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토성은 행성 중 가장 많은 82개의 위성을 갖고 있는데 이 중에서 타이탄 위성 여행을 저자는 추천한다. 타이탄은 태양계의 모든 위성 가운데 유일하게 대기가 빽빽하고 안정적인 곳이다. 과학자들은 원시 지구의 대기 상황이 타이탄과 비슷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본격적인 우주여행 시대 개막에 앞서 우주에 대한 즐거운 영감과 상상력을 더해주는 유쾌한 책이다.

#우주#여행#달#화성#태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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