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리는 미국 공화당의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사흘 앞둔 20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의 유세장에 모두 시위대가 난입했다. 경선이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주자들의 안전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두 사람의 다른 대응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의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장에는 한 중년 남성이 난입해 연설 중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고함을 질렀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경호하는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다가오자 빠른 걸음으로 무대를 향해 걸어가다 무대 앞에 있던 다른 요원들에게 제지당했다. 전직 대통령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밀경호국의 경호 대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남성에게 “누구냐. 여기서 나가라”라고 발끈했다. 트럼프 지지자들도 그에게 욕설과 야유를 보냈다. 이 남성이 유세장 밖으로 나간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저 사람은 그저 (정신이) 불안정한 사람”이라며 “모든 것은 우리가 지지율이 앞서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했다.
같은 날 헤일리 전 대사의 내슈아 유세에서는 환경운동가들이 ‘환경 범죄자’라는 깃발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로 인해 헤일리 전 대사의 연설이 세 차례나 중단됐다. 환경운동가들은 자원봉사자들의 안내를 받아 유세장 밖으로 나갈 때까지 “당신이 우리의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자신의 지지자들이 시위대에 야유를 보내자 “(시위하실) 다른 분은 또 없나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는 이어 “내 남편과 군인들의 복무 덕분에 그들도 시위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웃어넘겼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방위군 장교인 헤일리 전 대사의 남편은 지난해 아프리카로 파병을 갔다.
환경단체들은 두 사람을 포함한 공화당 경선 주자들이 기후변화 대책에 소극적이라며 ‘찾아가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하루 앞둔 14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현지 유세에서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에는 “이래서 미국이 있는 것”이라며 “괜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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