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에도 된서리를 맞았던 중국 경제가 올해 1분기(1∼3월) 말부터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반등 강도는 과거 세계 경제를 견인할 때와는 다르게 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경제에 대해 당분간은 과도한 기대보다는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적절하다.
지난해 초 중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2022년 12월 중국 정부가 3년간 유지했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세계 경제를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방역 정책 완화 속에 경제 활동량 지표는 지난해 1분기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웃돌았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2분기(4∼6월) 중반까지 중국 경제의 상승세는 강했다. 하지만 이후 높아진 눈높이가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중국 정부는 경기 연착륙을 위해 각종 부양책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큰 효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3개월째 기준치(50)를 밑돌았다. 경기의 추세적 개선이 없는 가운데 중국 경제에 대한 의심이 짙어지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과거 일본이 경험했던 대차대조표 불황 진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차대조표 불황은 자산가격 하락으로 부채 부담이 커진 가계와 기업이 소비와 투자를 줄이면서 나타나는 경기 침체를 의미한다. 다만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집계한 주택가격 기준으로 1990년대 일본과 현재 중국을 비교해 보면 차이점은 있다. 일본은 부동산가격 거품이 꺼지기 직전 2년 동안 주택가격이 20% 넘게 상승했으나, 중국은 5.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중국의 주택가격 하락은 대차대조표 불황을 언급할 만큼 가파르지 않다.
2018년부터 본격화된 미중 분쟁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중후반으로 미국 등 여타 선진국(10%)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국 수입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으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인도, 멕시코 등에서 점유율을 늘리면서 세계 수출시장에서 중국 지위는 유지되고 있다. 선진국 주도의 탈중국 공급망 재편에도 수출 경쟁력이 아직 훼손되지 않았다.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과 달리 경기 바닥 통과를 알리는 여러 신호가 관찰되고 있다. 먼저 지난해 4분기(10∼12월) 경제활동을 억제했던 폐렴 확산세가 잦아들며 그동안 멈춰 있던 소비 수요가 올해 1분기 중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의 부양책 효과가 지난해 4분기에서 올해 1분기에 집중돼 부동산 경기 하강 압력을 완화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출과 연관성이 높은 미국 등 선진국 재화 소비도 지난해 하반기(7∼12월) 바닥을 찍고 완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부양책과 대외 수요 회복의 시차를 고려할 때 올해 1분기 말부터 경기 회복에 대한 강도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부동산 공급 과잉에 따른 투자 부진과 수출 및 내수의 엇박자는 중국 경제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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