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시설을 시민공간으로… 봉개동이 달라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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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봉개동 매립장 사용 종료
시민 공간 활용 위한 정기검사 착수
공원-체육-문화 지구 조성안 검토
6월 말까지 활용 방안 용역 마무리

제주시 쓰레기, 음식물, 폐기물 등을 처리하면서 우여곡절을 겪었던 봉개동 쓰레기매립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시민을 위한 친환경 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제주시 제공
제주시 쓰레기, 음식물, 폐기물 등을 처리하면서 우여곡절을 겪었던 봉개동 쓰레기매립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시민을 위한 친환경 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제주시 제공
30여 년 동안 제주시의 쓰레기를 처리해온 봉개동 매립장이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향후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용역이 추진되고 쓰레기매립장에 대한 사후관리 절차에 따라 처음으로 정기검사가 이뤄진다.

제주시는 봉개동 매립장 4개 공구 가운데 지난해 1월 사용종료 신고된 3·4공구에 대해 23일부터 3일 동안 정기검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폐기물처리시설 검사기관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최종 복토층 설치 상태, 빗물·지하수 유입 방지 조치, 침출수 처리시설 관리 실태, 가스 포집과 처리시설 관리 등을 점검한다. 앞으로 3년마다 정기검사를 한다. 올해 11월 사용종료 신고를 하는 1·2공구에 대해서도 내년 11월 최초 정기검사를 할 예정이다.

봉개동 쓰레기매립장의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용역은 애초 지난해 말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주민 의견을 더 수렴하기 위해 6개월 연장됐다. 그동안 고통을 감내해 온 주민들의 목소리를 용역에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서익천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장은 “서울 난지도공원, 대구 대구수목원, 부산 해운대수목원, 경기 세계정원 등의 사례를 자세히 분석해 혐오시설을 친환경 시민공간으로 새롭게 탄생시켜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며 “법률적 제약이 많기는 하지만 6월 말까지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용역진은 중간 보고서에서 47만9261m²의 쓰레기매립장을 근린공원, 체육, 문화지구로 나누는 안을 제안했다. 공원지구는 교육센터, 자연환경학습원, 숲 놀이터, 전지훈련센터, 실내체육시설, 광장을 제시했다. 체육지구에는 운동장, 파크골프장, 축구장 등을 설치하는 구상을 내놓았으며 문화지구에는 종전 소각장 시설을 리모델링해 전시, 공연, 연수 등을 위한 복합문화활동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봉개동 쓰레기매립장은 1992년 바닥에 비닐을 깔고 배수로를 갖춰 폐수를 정화시키는 등 현대식 환경처리 시설을 갖추고 매립을 시작했다. 1공구 49만1000t, 2공구 58만3000t, 3공구 48만8000t, 4공구 31만8000t의 용량을 갖추고 2011년까지 사용하기로 했지만 반입량이 늘면서 증설 공사와 사용 연장이 불가피했다. 이때마다 주민과 갈등이 빚어졌고 연장 운영에 대한 합의가 가까스로 이뤄지면서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최종 매립 양은 1공구 63만1100t, 2공구 65만2700t, 3공구 62만7000t, 4공구 40만9000t 등 모두 231만9800t에 이른다.

쓰레기매립장 외에도 1996년 6월 음식물자원화시설이 설치된 뒤 2006년 1월에는 하루 100t을 처리할 수 있도록 용량으로 늘렸지만 사용 연장을 할 때마다 주민과 마찰을 빚었다. 당초 이달 11일까지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서귀포시 색달동 광역음식물처리시설 가동이 늦어져 3월에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루 200t 규모를 처리하는 쓰레기소각장은 2004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다가 다른 곳에 대형 소각장이 설치되면서 지난해 2월 폐쇄됐다. 버려지는 재활용 쓰레기를 선별해 자원 순환에 기여한 ‘리사이클링센터’는 2021년 6월부터 하루 최대 60t을 처리하다가 지난해 5월부터 반입을 종료했다.

#제주#시민공간#봉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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