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동차 ‘빅3’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와 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 광고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있었던 노조 파업과 전기차 성장세 둔화 여파로 긴축 경영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4일 오토모티브뉴스와 포천 등 외신에 따르면 다음 달 11일 열리는 슈퍼볼 중계방송 광고에 자동차 업체 중 BMW와 폭스바겐, 기아만 참여할 전망이다. 광고비가 30초에 약 90억 원에 달하는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데, 정작 미국 회사들이 모두 빠진 것이다. 포천에 따르면 GM, 포드, 스텔란티스, 도요타가 전부 슈퍼볼 광고서 빠진 것은 23년 만이다.
또한 지난해 CES에는 GM과 스텔란티스가 참석했지만 올해는 빅3가 이례적으로 일제히 불참했다.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소극적으로 변한 것은 지난해 9∼10월 6주간 이어져 3사에 93억 달러(약 12조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힌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탓이 크다. 스텔란티스의 경우엔 UAW 파업 때문에 CES에 불참한다는 설명자료를 지난해 10월 내놓기도 했다.
전기차 성장 둔화도 원인이다. 포드는 최근 전기차 ‘F-150 라이트닝’의 생산을 줄이겠다고 했고, GM도 지난해 10월 40억 달러(약 5조 원) 규모 전기 트럭 공장 개설을 1년 연기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빅3의 빈자리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연간 165만 대를 판매해 스텔란티스(153만 대)를 제치고 사상 첫 4위에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CES에 7개 계열사가 역대 최대 규모로 부스를 차렸고, 올해 슈퍼볼 광고엔 기아가 전기차 ‘EV9’ 홍보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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