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파트, 오피스텔 등 부동산 임의경매 신청 건수가 9년 만에 10만 건을 넘어섰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금리로 빚을 제때 갚지 못한 ‘영끌족’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023년 부동산(토지·건물·집합건물 등 포함) 임의경매 개시 결정 등기 신청 건수는 총 10만5614건으로 집계됐다. 전년의 6만5584건보다 61% 늘어났다. 신청 건수가 10만 건을 넘은 건 2014년(12만4253건)이 마지막이었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3개월 이상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면 채권자가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다. 강제경매와 달리 별도 재판 없이도 가능하다.
전세사기도 임의경매 신청이 늘어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아파트, 오피스텔, 다세대주택 등을 아우르는 집합건물 임의경매 개시 결정 등기 신청 건수는 3만9059건으로 전년(2만4101건) 대비 62.1% 증가했다. 전세사기가 많았던 수원시의 신청 건수는 990건으로 전년(352건)보다 181% 뛰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집값 상승기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았다가 원리금 상환 부담을 이기지 못한 ‘영끌족’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며 “임의경매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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