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의 한국 프로리그 공식 중계를 돌연 중단했다. 최근 한국의 한 e스포츠 프로게임단이 소셜미디어에서 대만을 국가라고 언급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한국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중국 공식 중계 플랫폼인 후야는 17일 개막한 2024년 정규리그 경기를 별다른 설명 없이 중계하지 않고 있다. 후야가 LCK를 중계하지 않는 건 2018년 독점 중계를 시작한 뒤로 처음이다.
LoL 제작사인 중국 게임사 라이엇게임즈는 “방송권을 가진 (중국 내) 사업자가 없기 때문”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SCMP는 중국 게임업계 관계자 등을 인용해 “LCK 중계를 포기한 가장 큰 원인은 최근 한국 e스포츠팀 ‘젠지’의 대만 관련 발언 탓”이라고 전했다.
해당 논란은 지난해 12월 젠지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라온 글에서 촉발됐다. 젠지는 의자 제조업체와 협업 제품 출시 소식을 전하며 “(출시) 첫 번째 국가로 대만을 선정했다”고 썼다. 당일부터 중국 이용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은 젠지는 결국 하루 만에 “젠지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무결성을 단호하게 존중하고 지지한다”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만을 지지하는 이용자들이 반발했다. 젠지가 이후 “특정 정치적 견해나 이념 관련 명확한 중립성을 지켜 나가고자 한다”며 사과문을 다시 철회하면서 사태가 더 악화됐다. 중국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련의 논란이 중국 측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賴淸德) 현 부총통이 당선된 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4일에는 한국인 사업가가 중국 선양의 타오셴공항 입국 과정에서 수첩 속 세계 지도에 대만이 국가처럼 표시됐다는 이유로 억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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