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항공사들이 보유한 항공기 수가 지난해보다 27대 더 늘어나면서 항공 운임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물가 상승 등의 여파로 운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까지 떨어지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2024년도 국적항공사 항공기 도입 계획’ 자료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올해 총 27대의 여객기를 더 늘릴 계획이다. 통합을 추진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여객기 수를 각각 3대, 1대 줄인다. 반면 저비용항공사(LCC)는 대부분 항공기를 늘린다. 제주항공이 1대, 진에어가 4대, 이스타항공이 5대, 에어로케이가 5대를 늘린다. 티웨이항공은 6대, 에어프레미아는 2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통합 계획에 따라 티웨이항공에 5대, 에어프레미아에 4대의 항공기를 각각 임대할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1대를 줄인다.
항공사들은 항공기를 많이 가지고 있어야 규모의 경제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릴 수 있다. 항공사들이 항공기 도입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운항하는 항공기 대수가 늘어나면 좌석 공급량이 비례해 증가한다. 항공 운임은 좌석 공급량과 여객 수요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올해 항공 운임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 LCC 임원은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비용을 줄이려고 항공기를 반납하거나 퇴역시켰다”며 “그런 상황에서 최근 여행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 항공 운임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올해 항공기 대수가 늘어나면서 항공 운임은 자연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불경기 등으로 여행 수요까지 줄어들면 항공료 인하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항공 운임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항공사 임원은 “해외여행 수요가 견고하고, 물가와 인건비 등 각종 비용도 상승했기에 항공사들이 크게 항공료를 내리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중 갈등으로 미중 직항 노선이 줄어들면서, 한국에서 환승하는 승객이 많이 증가했다. 이 상황도 항공 운임을 밀어올리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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