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그간 증시에서 저평가돼 왔던 일부 금융, 보험, 유통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투자 열풍이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기준 KB금융의 주가(종가 기준)는 한 주 전인 1월 26일 대비 23.23% 급등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도 각각 24.64%, 13.82% 올랐다. 이 외에도 흥국화재(49.41%), 한화손해보험(34.34%) 등 보험주와 이마트(24.50%), 롯데쇼핑(17.92%) 등 유통주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5.52%)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들은 모두 증시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PBR은 회사의 순자산가치를 주가가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회사가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돈보다 시가총액이 적다는 뜻으로 기업 주가가 그만큼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코스피의 업종별 PBR을 보면 금융업이 0.51배, 보험업이 0.46배, 유통업이 0.70배로 모두 1배를 밑돌고 있다. 최근 정부가 저(低)PBR 기업들을 집중 관리하겠다고 밝히자 이들 종목이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PBR이 낮다고 무턱대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저PBR 종목에 대한 투자 열풍이 과도한 부분도 있어 보인다”며 “테마주 때처럼 막 뛰어들지 말고 지배구조 개선 등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기업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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