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든 저녁 노을 바라보며 바닷가에서, 눈 덮인 깊은 산속 계곡에서 노천 온천에 몸을 맡겨보세요. 구석구석 숨어 있는 일본 온천을 찾아가려면 열차여행이 최고입니다.”
30년간 160차례 이상 일본 여행을 한 박승우 작가(사진)는 “일본 온천 여행은 패키지로 가지 마라”고 한다. 그는 최근 펴낸 책 ‘JR기차 타고 즐기는 일본 온천 50’(덕주)에서 기차를 타고 자유여행으로 즐기는 온천여행을 소개했다.
“환태평양 화산대에 속해 있는 일본에는 전국에 걸쳐 약 3000곳의 온천이 있습니다. 바닷가 온천에서 탁 트인 바다의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 온천, 빨간 단풍잎이 둥실 떠 있는 늦가을의 노천 온천, 폭설이 덮인 아름다운 설경의 고원지대나 산속 깊은 계곡에서 눈이 내리는 노천 온천 등의 비경을 만끽할 수 있는 온천이 산재해 있지요.”
박 작가는 “그런데 온천을 패키지 여행으로 가면 갈 수 있는 곳이 한정돼 있다”고 말한다. 홋카이도 노보리베쓰 온천, 도쿄 하코네 온천, 벳푸 온천 등 공항 주변의 유명 온천 외에는 찾아가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교통비가 비싼 일본이지만 외국인을 위한 철도여행용 레일패스를 활용하면 구석구석에 있는 다양한 온천을 찾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일본은 최북단의 홋카이도부터 최남단 가고시마까지 2만여 km에 이르는 JR철도망이 깔려 있다.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총 12가지 JR패스를 판매하는데, 권역별 3일권, 5일권을 구입하면 경제적으로 여행할 수 있다고 한다.
“도쿄에서 특급열차로 약 2시간 만에 갈 수 있는 군마현 ‘구사쓰 온천’의 경우 일본에서 20년째 최고의 온천으로 선정된 온천인데도 국내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국도는 대부분 2차로이고, 제한속도가 시속 60km라 버스로 가려면 도쿄에서 4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이죠. 그래서 현지인들도 대부분 국내 패키지여행은 기차를 타고 다닙니다.”
그에게 그동안 다녀본 온천 중 최고를 꼽아 달라고 하자 구사쓰 온천 외에 △바닷가에 있는 고가네자키 후로후시온천 △1800m 고원에 8가지 색깔과 성분의 노천탕이 있는 만자코겐온천 △세계에서 단 2곳뿐인 퇴적식물성 온천(모르·Moor)인 홋카이도 도카치가와 온천을 꼽았다.
“고가네자키 후로후시 온천은 아키타에서 아오모리로 가는 바다열차를 타고 찾아가야 합니다. 엄청난 파도가 치는 바닷가에서 불과 20∼30m 떨어져 있는 바위에서 온천수가 솟아 나옵니다. 옆에서는 파도가 치는데, 바위에 파놓은 온천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가슴이 탁 트이는 게 약간 현실감이 없어지게 되지요.”
박 작가는 “일본 철도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철도 노선마다 지역별 특산물을 활용해서 만들어 파는 3000여 종의 ‘에키벤(駅弁·기차역 도시락)’을 먹는 것”이라며 온천 여행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음식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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