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사업 매각-운수권 일부 이양
시정안 연내 이행하면 최종 승인
美 심사 절차는 6월쯤 마무리 예상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EC는 대한항공이 제출한 시정조치안을 연말까지 이행하면 최종 통합 승인을 내준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최종 통합을 위해 14개국 가운데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만을 남기게 됐다.
13일 EC는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항공이 제출한 시정조치안을 승인한다”는 조건부 승인 방침 사실을 알렸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문을 매각하고 유럽 4개 도시 노선(파리,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 로마)의 운수권 및 슬롯(공항에서 이착륙할 수 있는 권리)을 티웨이항공에 이전한다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시정조치안을 EC에 제출했다. EC는 석 달 넘게 대한항공 자료를 검토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을 종합한 결과 조건부로 통합을 승인했다.
EC가 최종 승인을 내려면 연말까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 매각이 완료되고, 유럽 4개 노선 신규 진입사인 티웨이항공의 운항이 안착했다고 판단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 분리 매각을 위한 입찰 및 매수자 선정 등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후 EC가 선정된 매수인에 대해 거래 승인을 내주면 실제 분리 매각이 진행된다. 또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에 A330-200 항공기 5대 및 승무원들까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C 경쟁정책 부의장은 “화물 및 여객 운송 부문에서 경쟁 제한 우려가 있었지만, 아시아나의 화물 운송 사업을 매각하고, 티웨이항공이 주요 여객 노선에 진입하게 되면 경쟁 제한 우려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0년 11월부터 추진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은 미국의 승인만을 남겨두게 됐다. 대한항공은 상반기(1∼6월) 중 미국 승인을 받은 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통합으로 인해 경쟁이 제한된다고 판단되면, 미국 법무부가 통합반대 소송을 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심사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등이 통합에 부정적이고, 미국 법무부가 항공사 통합에 제동을 건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소송이 진행되면 통상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사실상 통합은 물거품이 된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미국이 순조롭게 심사를 진행 중이고 6월 말쯤 심사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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